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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8 조회수2,748 추천수7 반대(0)

로마는 제국을 이루면서 식민지를 통치했습니다. 로마의 통치 방법은 직접 통치가 아니었습니다. 식민지에서 엘리트들을 선발하였고, 그들이 식민지를 통치하게 하였습니다. 로마는 식민지에서 2가지를 요구하였습니다. 하나는 로마에 대한 충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금의 납부였습니다. 로마는 반란에 대해서는 잔혹하게 진압하였습니다. 반란을 주도하는 사람은 십자가형에 처하였습니다. 대사제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지도층은 이스라엘에서 로마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로마는 잔혹하게 반란을 진압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지배층을 새로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누리던 특권과 권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우리의 역사에도 이스라엘의 지배층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라고 불렀습니다. 친일파에게는 대한민국의 독립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일본의 힘이 너무나 강하였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갈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현재 누리는 부와 권력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표징을 보여주셨습니다. 율법과 안식일의 규정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 죄인들, 이방인들, 과부들, 고아들, 병자들과 가까이 하셨습니다. 그들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다윗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골리앗을 물리쳤던 것처럼, 마카베오 가문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독립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처럼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오셔서 이스라엘을 로마의 통치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스라엘 백성의 기대와 희망은 이스라엘의 지배층에게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을 율법과 하느님의 이름으로 죽일 수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지배층은 로마의 힘을 빌어서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로마에 반란을 도모한 반역자로 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로마에 반란을 꾀한 정치범으로 몰아 십자가형에 처했습니다.

 

이런 시대적인 배경 속에서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그리고 대사제 카야파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하느님의 뜻은 로마라는 강력한 제국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율법과 계명을 잘 알고 있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로마의 힘에 의해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에 의해서 버려졌던 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셨습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나는 하느님의 뜻을 어디에서 찾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신앙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티를 들춰내는 것도 아닙니다. 신앙은 남이 나에게 해 주기 원하는 일을 먼저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신앙은 파수꾼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등대지기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신앙은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신앙생활은 때로 힘들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끝까지 참고 하느님께 의지하면 하느님께서는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약속을 들었습니다.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서 다시금 예루살렘으로 향하실 거라고 하십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도 주님과의 약속을 충실히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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