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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9 조회수1,839 추천수0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을 보면 바리사이들과 수석 사제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를 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더라도 그에 합당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죄를 지었으면 죄를 지은 죗값과 같은 것으로 사형을 당한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기로 모의한 것은 조금도 어떤 명분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명분이라면 말도 되지 않는 명분입니다. 단순히 표징을 일으킨 것이 이유였습니다. 표징을 일으킨 것을 명분으로 삼을 수도 없지만 그걸로 트집을 잡은 것입니다. 그것도 하등의 가치가 없는 사실을 가지고 그랬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자기들이 누릴 수 있는 기득권과 힘으로 그당시 사회를 다스리는 체제에 예수님이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왔기 때문에 죽이기로 한 것입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면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세상 인류를 살리기 위해 이 땅에 오셨는데 오히려 대접과 대우라는 표현을 쓰기도 민망하고 황송한 표현이지만 그렇게 존중을 받아야 할 위치에 계셨는데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수용하십니다. 그렇다고 억울하다고 어디 말씀 한마디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길이 당신이 가셔야 하는 길이심을 강조하셨고 그 길을 애써 피하시지도 않으셨던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도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같은 범인이 예수님처럼은 할 수는 없다고 해도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모습을 흉내내는 시늉이라도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구세주인 메시야로서의 위치에서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이런 상황과는 다르지만 우리도 바리사이들과 수석사제들과 같은 모습이 본당 내에서도 있지는 않은지 한번 성찰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예수님처럼 말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공동체 내에서 인간적인 생각에 자신이 공동체 내에서 취할 수 있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말도 되지도 않는 명분을 내세워서 대립각을 세워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대립각도 전체 공동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입지 때문에 벌어진다면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일어난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는 공히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 책임 소재 유무를 떠나서 도의적으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단적인 비근한 예 하나만 언급해보겠습니다. 원래 레지오라는 것은 신심단체이지 친목단체가 아닙니다. 이를 통해서 개인의 성화가 주 목적이고 더 나아가서는 선교라든지 튼튼한 공동체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밑바탕에는 성모신심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신심행위를 통해서 공동체가 건강해야 하는 게 바람직한 일인데 어찌 된 일인지 이게 공동체 전체에 힘을 빼는 병적인 존재로 전락하기도 하는 현실이 참 가슴 아픕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바로 공동체를 이끌고 나가는 분들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와 수석사제들처럼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수단에서 예수님의 생명을 앗아가는 모습과 비슷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처럼 실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모습을 통해서 어떤 사람이 상처를 입게 된다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레지오를 이끌어나가는 위치에 있는 당사자인 입장에서는 분명 예수님처럼 고난과 고초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공동체 내에서는 일어날 수도 없을 뿐더러 일어나서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레지오라는 조직은 성모님을 필두로 해서 세상의 악과 맞써 싸워서 세상을 정복하려고 하는 군사조직인데 그 조직이 세상의 악과 싸워야 하는데 군조직 내에 있는 구성원 개인과 상급부대와 싸우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설령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모든 게 이론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모토 정신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은 로마 군사조직을 바탕으로 레지오가 탄생하긴 했지만 교본을 보게 되면 일반적인 군사조직과는 약간 다른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입니다. 비근한 예로 세상 군대조직은 상명하복 같은 무조건적인 복종이 따르긴 하지만 여기서는 레지오는 어느 정도 조직 내에 서로 미비한 점이 있다면 인내로 이해해야 하고 또 성모님께서 살아가신 삶을 잘 조명하면서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다고 해도 그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세상 조직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레지오 같은 신심행위에 수반되는 제반적인 일에는 무엇보다도 대의를 위해서 조용히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정신은 세상의 군인이 가지는 군인정신과 같을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설령 그런 희생을 조직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한다면 인간적인 마음에는 섭섭한 마음이 들 수야 있겠지만 레지오 활동 같은 신심단체에 소속돼서 신심행위를 하는데 그런 걸 인정 받으려고 레지오를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성숙한 신앙인라면 넘길 수 있는 사안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설령 사람들은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성모님께서는 그 노고를 분명히 알아주실 것입니다. 사람이 알아주는 것보다 성모님이 알아주시는 게 더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묵묵히 그 정도는 희생을 스스로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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