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0 조회수3,016 추천수10 반대(0)

교구 사제로 있다가, 지금은 수도회 사제가 된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구 사제로 열심히 살았다고 합니다. 주어진 직책에 성실했고,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었고, 늘 바쁘게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극이 끝나고 텅 빈 객석에 앉아 있는 배우처럼 허전함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어느 날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절벽 위에 있었고, 뒤로는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차가 날아와서 태우고 갔습니다. 내려 보니 넓은 잔디가 있었고, 집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모두 같은 곳을 보고 있었습니다. 바라보니 성모님이 계셨습니다.” 그 뒤로 성지순례를 갔고, 그곳에서 성모님을 보았는데 꿈에서 본 그 모습이었습니다. 후원자들도 있었고, 꿈에서 본 것처럼 집을 지어서 어머니의 마을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법 큰 땅도 마련되었습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분들이 계속 기도할 수 있도록, 성지순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은 성모님을 느낄 수 있도록 마을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열심히 홍보를 하였고, 많은 독지가들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하듯이 어머니 마을의 꿈은 욕심에 물든 사람들에 의해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원망도 있었고, 꿈이 틀린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기도 중에 성모님이 원한 집은 세상에 마련되는 집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성모님의 원하는 집은 기도의 집이었다. 예수님께서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무너져가는 나의 집을 세워다오.’라고 하셨던 것도 눈에 보이는 집이 아니었습니다. 영성과 기도의 집을 세우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교황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수도회의 인준을 받았습니다. 가난과 나눔의 영성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은 무너져가는 하느님의 집을 다시 세울 수 있었습니다.

 

교회의 위기는 기도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사제가 기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제, 기도하지 않는 신자들이 세운 집은 세상의 유혹에, 마귀의 공격에 쉽게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예전에는 묵주기도를 거의 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제들의 성화를 위해서, 수도자들의 성화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매일 묵주기도 100단을 바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혼자서 미사 준비를 하고, 혼자 미사를 할 때면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서 드리는 미사도 감사하다고 합니다. 온 세상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니 천상의 모든 성인 성녀들도 함께 하심을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어머니의 집을 마련하려고 할 때는 분란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도의 집에 성모 어머니를 모시려 하니 기쁨이 충만하다고 합니다. 생각을 바꾸니 꿈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연이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연을 움직이게 하는 줄이 있기 때문입니다. 줄이 끊어진 연은 곧 땅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우리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이끌어 주시는 분, 슬픔에서 기쁨으로 변화시켜 주시는 분, 어둠에서 빛으로 향하게 하시는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신앙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와 맺어주는 줄입니다. 그 줄을 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구원을 향해서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습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때, 하느님이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삶의 중심이 되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에 자신의 욕심과 야망이 보이면 그는 지금 살아있지만 죽음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온 마리아는 순수해져서 자신을 돌아볼 때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이제 그녀는 모든 것이 우선순위가 예수님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잊지 않고 초대했던 라자로처럼,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린 마리아처럼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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