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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 입문[1/2] / 시련과 기도[1] / 토빗기[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1 조회수1,30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입문[1/2](토빗 1,1-14,15)

 

토빗기는 역사를 다룬 성경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소설이다. 유다 문학의 중요한 책이다. 이 책은 주변 이교도 세계의 지혜 문학 전통을 본받은 대중적 설화이자, 당시에 이미 꼴을 갖춘 기존 성경의 내용을 풍부히 담은 교훈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토빗기는 기원전 587년에 일어난 예루살렘의 함락, 성전의 파괴, 유다 왕국의 멸망으로 시작된 유배 시대 이후의 유다교의 인간적, 종교적 생명력을 보여 준다. 그렇지만 사실에다 근간을 둔 역사 그 자체는 아니다.

 

대충의 줄거리다. 친족인 두 유다 집안이 유배를 가, 한 집안은 니네베에, 다른 집안은 엑바타나에서 산다. 이 두 집안은 유배에서도 율법을 충실히 지키는 모범적이었다. 그런데 다들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그만 불행에 빠진다. 첫째 집안의 가장인 토빗은 임금의 호의와 귀염을 받으며 높은 벼슬살이를 하면서, 자선과 선행을 베풀고, 살해된 동포들을 몰래 묻어 주었다. 그러나 임금이 바뀌어, 벼슬은 물론이고 재산도 모조리 몰수당한 채 죽음을 피해 도망치는 신세다. 게다가 얼굴도 모르는 동포를 장사까지 지내 주고 난 후에는, 눈까지 멀고 만다.

 

다른 집안의 외동딸 사라는 악령에 붙들려, 혼인만 했다하면 첫날밤을 치르기 전에 악령이 신랑을 죽여 버린다. 이 일이 벌써 일곱 번이나 일어났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토빗과 사라의 이 둘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를 뜻하는 라파엘 천사를 통해 그 둘을 고쳐 주시기로 한다. 그때에 토빗은 아들 토비야의 장래를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그를 메디아로 보내어 자기가 전에 맡겨 놓은 돈을 찾아오게 하였다. 그리하여 먼 길 떠나는 아들에게 여러 선인들의 지혜를 일러 준다. 그래서 사람 모습으로 변장한 라파엘이 토비아의 안내자로 따라 나선다. 천사는 이 여행길에 그와 함께하면서, 토빗의 약도 마련하고, 마침내는 토비야가 그의 친족 사라와 혼인해, 사라를 악령으로부터 구하도록 이끈다.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토비야는, 천사 라파엘의 인도로 아버지의 병도 고친다. 그리하여 두 집안은 다시 행복을 되찾는다. 라파엘은 정체를 밝히고는 사라진다. 이렇게 이 이야기는 하느님에 대한 감사로 끝난다.

 

사실 이 이야기에는 시간, 장소, 등장인물 등, 아시리아와 이스라엘을 아우르는 큰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엮어진다. 그래서 언뜻 보면 이 설화가 엄밀한 의미의 역사 이야기라는 인상이다. 내용은 토빗과 그의 집안은 납탈리 지파와 함께 유배를 갔단다. 이는 이스라엘 임금 페카가 일으킨 반란 징벌로 아시리아가 이스라엘의 북부를 점령했을 때의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겉으로는 정확히 역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여기에 나오는 많은 사료를 조사하면 역사적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는 저자가 임금들에 대해 거의 알지를 못하고, 또 그가 말하는 지방에 간 적도 없었다고 여겨질 정도다. 이처럼 그의 사회적 배경에서 볼 때에, 경외심을 갖는 조상들의 먼 옛날 때를 배경으로 해, 자기의 설화에 사실성을 부여했을 뿐이다.

 

아무튼 토빗기 저자는 그림을 그리듯 세부 묘사를 좋아하는 한 이야기꾼이다. 이렇게 서술되는 여러 내용들은 어쩌면 서로 충돌하는 일 없이 아주 매끄럽게 연결될뿐더러, 모든 것이 미리 정해진 결말로 순조로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기에 이러한 장르들은 이 토빗기 전체 내용을 조금은 그저 소설처럼 보이게 한 거처럼 보이게 한다. 예컨대 토비야가 동행자를 찾기 시작하자마자 라파엘이 그 앞에 나타나고, 또 여행을 하자마자 바로 큰 물고기를 잡아 여행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약을 미리 마련하는 것 등이다. 이로써 저자는 분명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이였고 그의 청중은 전혀 바쁠 것 없이 그의 이야기를 느긋이 듣는 이들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저자는 자기 이야기가 현인 아키카르의 지혜라고 불리는 문학 작품에 근거를 둔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 작품은 고대 근동에 널리 퍼져 있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아키카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것은 유다인들이 모여 살던 이집트 남부 엘레판틴에서 발견된 기원전 초의 것이다.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과 그 뒤를 이은 에사르 하똔의 대신이었던 아키카르는, 전설적 요소가 덧붙여져서 미화되기는 하였지만 본디 역사적 인물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자식이 없어서, 자기의 일을 잇게 하려고 조카 나답을 양아들로 삼는다. 그러나 나답은 양아버지와 관계를 맺고서는 자기가 받은 지혜를 멸시와 중상까지 하여 양아버지를 형벌 받게 하는 지경까지 내몬다. 그러나 어떤 형리가 아키카르를 숨겨 준다. 마침내 복권된 그는 조카에게 비유로 된 꾸지람을 퍼붓고 나서 그를 감옥에 보내고, 나답은 그 안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토빗기에서는 이 유명한 아키카르가 바로 토빗의 조카로 나온다. 이렇게 하여 이 유명한 아키카르가 당시 근동인들 사이에서 누리던 특별한 지위와 권리를 삼촌인 토빗과 그 백성인 유다인들에게도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토빗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아키카르의 지혜의 구조를 본뜬 것으로 보인다. 아키카르처럼 토빗도 아시리아 임금의 호의를 입었다가 노여움을 산다. 그리고 그도 아키카르가 한 것처럼 아들에게 두 번에 걸쳐 금언들을 들려주는데, 그 가운데에서 어떤 금언들은 바로 아키카르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답은 배신을 하는 반면, 젊은 토비야는 지혜 교육을 충실히 받은 사람답게 행동한다. 이는 늙은 토빗이 가르친 지혜가 아키카르 현인의 지혜보다 뛰어남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아무튼 이로써 이 책의 문학 양식이 분명해진다. 곧 대중적 설화면서 동시에 교훈적이며 지혜 문학적 의도를 지닌 이야기인 것이다.

 

이렇게 토빗기는 유배로 흩어져 사는 유다인들을 위한 가르침을 목적으로 한 것 같다.[계속]

 

[참조] : 이어서 ‘2. 입문[2/2]’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토빗,소설,니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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