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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만찬 성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3 조회수2,398 추천수7 반대(0)

로마의 바오로 대 성당은 베드로 대 성당과 비교하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대 성당에는 베드로 대 성당에는 없는 것이 있습니다. 역대 교황님들의 초상화입니다. 1대 베드로부터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교황님들의 초상화를 보면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임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1대 교황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베드로 사도는 비록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했지만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지켰습니다. 교황님들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2000년 동안 지켜왔습니다.

 

경주의 최 부자집은 300년 동안 존경을 받으면서 부자로 잘 살았다고 합니다. 최 부자집에는 독특한 가훈이 있었습니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마라.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마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신앙인으로서도 지키면 좋을 것 같은 가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높은 자리를 원하였던 요한과 야고보에게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높은 자리를 원하지만 신앙인은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지 못한 것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허세와 교만을 비난하셨습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1년 중에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성삼일의 첫날을 시작합니다.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오늘 주님의 만찬 미사를 봉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드셨는데, 그것이 바로 최후의 만찬입니다. 이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빵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줄 내 몸이다.” 또한 포도주가 든 잔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와 많은 이의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해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의 원형이고 미사의 시작입니다. 초대교회의 제자들은 바로 예수님의 이 말씀을 잊지 않았고, 예수님의 이 말씀을 따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진정한 이유를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서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아기에게 하는 일이요,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희생과 봉사입니다.

 

이제 우리가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다는 것은 남을 지배하고 억누르고, 권위를 내세우고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기꺼이 봉사하고 사랑하라는 주님의 뜻을 따른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만찬미사입니다. 모든 이를 품어주셨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주셨으며, 스스로 수난과 고통을 감수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끝까지 믿어주며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확신으로 고난의 길을 묵묵히 가셨던 주님이십니다. 그런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희생을 우리도 배워야 하겠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을 배우며, 우리들 또한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씻어주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함께 성체조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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