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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 길잡이 라파엘 천사 / 시련과 기도[1] / 토빗기[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8 조회수1,515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 길잡이 라파엘 천사(토빗 5,1-8)

 

아무튼 토빗은 자신에게 닥친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 다음, 전에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맡겨 둔 돈이 생각나서, 아들 토비야를 불러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이런 평소의 느낌을 아주 장황하게 이야기 한 꼴이 되었다. 마치 유언을 한 셈이 되었다. 실로 유언이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돈을 빌려 준 것을 알려주는 것을 떠나, 그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는 바로 자선만을 듬뿍 말한 모양새다. 그만큼 토빗기에는 그가 일생에 걸쳐 베푼 자선이 소개되어 있고,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자선을 베푼 이들을 잊지 않고 갚아 주신다는 희망을 독자에게 안긴다.

 

또한 토빗은 여기에다 추가해 아들 토비야의 혼인에 대해서, 이민족과의 혼인을 금하고 동족 간의 혼인을 통해서 진리와 선행의 삶을 실천해야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면서 이민족 여인과의 혼인은 일종의 교만으로 동족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거다. 이렇게 토빗은 평소 그가 간직한 그대로 동족의 아내를 구하도록 아들에게 신신당부하며 일러준다. 그러면서 황금률에 버금가는,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는 일반적인 계명까지 명심할 것을 당부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오래 전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은 열 탈렌트를 맡긴 일이 있음을 넌지시 알려 준 것이다.

 

그리하여 이런 토빗의 유언이나 다름이 없는 당부를 듣고는, 잠시 생각에 잠긴 토비야가 아버지 토빗에게 아주 당돌한 질문을 던진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제가 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가바엘이란 분이 저를 모르고 저도 그분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그분에게 가서 맡기신 그 돈을 받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분이 저를 알아보고, 그리고 저를 믿고서는 그 돈을 제게 줄 수 있게, 제가 무슨 증표라도 그분에게 내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그곳에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도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러자 토빗이 자기 아들 토비야에게 참으로 차분하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는 증서에 각자가 서명을 하고, 그 증서를 둘로 나누어 하나는 내가 갖고, 다른 하나는 내가 돈과 함께 거기다가 넣어 두었다. 그리고 내가 그 돈을 맡겨 둔 지가 벌써 스무 해나 되었다. 그러니 이제 얘야, 네가 믿을 만한 사람을 하나 만나서 같이 가거라. 그리고 품삯은 네가 돌아올 때에 그에게 주도록 하자. 어서 가서 그에게 돈을 좀 받아가지고 돌아오너라.” 사실 토빗이 말하는 것은 두 개의 증서를 만들어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 증서에 둘이 각자가 서명을 한 후 나누어 가진 것이란다.

 

그리하여 토비야는 자기와 함께 메디아로 갈 이, 그 길을 익히 아는 사람을 구하려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이렇게 밖으로 나간 토비야는 바로 그 순간 자기 앞에 서 있는 라파엘 천사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가 하느님의 파견자인 줄을 꿈에도 생각할 수가 없는 상항이었기에, 이를 전혀 눈치 채거나 알지를 못하였다. 아무튼 토비야가 그에게 어디 젊은이, 댁은 지금 어디에서 오셨소?” 하고 묻자, 라파엘이 나는 당신의 동포, 이스라엘 자손인데 이곳에 잠시 일하러 왔소.” 하고 대답하였다. 이에 토비야가 대뜸, “아니, 그러면 메디아 가는 길 어디 좀 아시는 게 있나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젊은이가 단방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렇소. 잘 알고말고요. 나는 거기에 자주 많이 가 보았소. 그래서 거기로 가는 모든 길을 익히 잘 알고 있다오. 예전에 메디아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그곳의 라게스에 사는 우리 동포 가바엘의 집에서 자주 묵곤 하였소. 엑바타나에서 그곳 라게스까지는 꼬박 이틀 길이라오. 그것은 라게스는 좀 산악 지방에 있고 엑바타나는 넓은 평야 지대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라오.” 이렇게 토비야가 라파엘에게 알아듣도록 말하였다. 사실 라파엘의 이야기는 자신의 입장에서의 설명이었다. 실제로는 그가 답한 꼬박 이틀 길이 아닌, 이보다는 최소한 다섯 배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먼 거리였다.

 

라파엘의 이 시원스런 대답에 토비야가 말하였다. “그래요, 그렇다면 젊은이, 그러면 내가 집으로 들어가서 아버지에게 이 사정 이야기를 할 때까지만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시오. 꼭 나와 함께 거기로 가주시오. 물론 품삯은 기대만큼은 충분히 드리겠소.” 그러자 라파엘은 좋소. 여기서 기다리지요. 그렇지만 오래 걸리지만은 마시오. 아무튼 부탁하오.” 하고 말하였다. 때마침 운이 매우 좋게, 토비야와 천사 라파엘과의 일차 면담은 이렇게 간단히 끝났다.

 

아무튼 토비야는 대단히 다행스럽게 바로 메디아 가는 길을 잘 아는 젊은이를 단번에 만날 수가 있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9. 라파엘과 토빗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메디아,라게스,가바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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