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0 조회수2,477 추천수7 반대(0)

외출할 때면 꼭 지니고 다니는 것들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지갑, 손수건입니다. 스마트폰은 외부와의 연락을 위해서 가지고 다닙니다. 지갑은 계산을 할 때 열게 됩니다. 깨끗하게 빨아서 접어놓은 손수건은 제 몸에서 나오는 이물질을 받아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일교차가 심한 날에 산보를 하면 콧물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손수건은 꼭 필요합니다. 손수건을 다 쓰고 빨래바구니에 넣으면서 한 번도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운동하면서 구겨지고, 지저분해진 손수건을 보니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땀과 눈물 그리고 콧물까지 아무런 불평 없이 받아주는 손수건이었습니다.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드렸습니다. 베로니카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 예수님 고난의 길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성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교회의 전승은 베로니카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였고, 십자가의 길 6처에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려워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상처 난 손과 발을 보여주셨습니다. 유령은 육체가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면서 유령이 아님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의 말씀을 통해서 제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성경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아 죽겠지만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증인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죽었지만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증언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놀라운 표징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여 새로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했던 나약한 베드로였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을 당당하게 선포하는 용기 있는 베드로가 되었습니다.

 

회개는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성찰하는 것이지만, 진정한 회개는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행동이 변했습니다. 두려움과 걱정에서 희망과 열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담대하게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할 일 가운데 상처를 치유하고 믿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교회는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이 되어야 합니다. 심각하게 다친 사람에게 콜레스테롤이 높은가 혈당치가 어떤가 물어보는 일은 쓸모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나서 나머지 것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깨끗하게 빨아 곱게 접혀진 손수건은 내 몸의 오물을 받아준 증인은 될 수 없습니다. 비록 구겨지고, 지저분할지라도 내 몸의 오물을 받아준 손수건이 자신의 역할을 다한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옷에 진흙이 묻을지라도,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묻을지라도 교회는 세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영성이란 정상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활의 삶은 죽은 후에 얻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사람은 현실의 삶에서 이미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받아들여 부활의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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