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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 길 떠나는 토비야 / 시련과 기도[1] / 토빗기[1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0 조회수1,556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 길 떠나는 토비야(토빗 5,17-6,2)

 

이렇게 아들 토비야를 딸려 보낼 동반자의 자신 있는 말에, 잠시나마 먼 길 떠나는 아들에 대한 근심을 떤 토빗은 라파엘에게 형제여, 복을 받으시오.” 하고 말한 다음, 다시 자기 아들을 불러 말하였다. “얘야, 이제 길 떠날 채비를 서둘러서 너의 동포인 이 사람과 함께 가거라.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너희를 그곳까지 무사히 인도하시고, 너희를 건강한 몸으로 나에게 다시 데려다 주시기를 빈다. 얘야, 또 그분의 천사께서 너희가 다 안전하도록, 동행해 주시기를 빈다.”

 

그리하여 토비야는 라파엘 천사와 함께 메디아 길을 떠나려고 집을 나서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마지막 입을 맞추었다. 토빗은 그에게 얘야, 반드시 건강한 몸으로 다녀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토빗은 스무 해 전에 메디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라게스 지역에 사는 가브리의 동기 가바엘에게 은 열 탈렌트를 자연스레 맡겨 둔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스치듯 떠올랐다.

 

그때에 그의 어머니 안나가 울면서 토빗에게 말하였다. “어쩌자고 하나뿐인 이 아이를 그리 먼 곳까지 보내려하십니까? 우리 앞에서 들고 나고 하는 이 아이는 우리 손에 들린 지팡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돈에 돈을 쌓지 마십시오. 그 돈일랑 우리 아이의 몸값으로 여겨 버립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살림, 우리에게는 단지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돈에 돈을 쌓는다.’ 라는 이 말은, 당시에는 그 나름으로도 쾌나 경구였던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 정확한 의미를 전혀 알지 못한다.

 

아무튼 토빗의 아내 안나는 모성애가 대단히 넘치는 어머니였다. 그녀는 아들 토비야를 멀리 보내면서 걱정이 정말 이만저만한 게 아닌 것 같이 여겨진다. 안나는 지금 가바엘에게 맡긴 그 돈을 찾으려고 아들을 보냈다가는 하나뿐인 아들마저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겪지 말고, 차라리 아들 몸값으로 지불해 버렸다 여기고는, 아예 아들을 보내지 말자는 강한 속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토빗이 근심이 가득한 안나에게 대답하였다. “여보, 인제는 그런 걱정일랑 아예 하지 마시오. 정말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아이는 건강한 몸으로 이렇게 갔다가, 다시 건강한 몸으로 우리에게 분명히 돌아올 것이오. 이 아이가 건강한 몸으로 당신에게 돌아오는 날을 당신 눈으로 분명히 보고 또 볼 것이오. 그러니 여보, 걱정하지 말고 이 사람들 때문에 염려도 하지 맙시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이렇게 선하신 천사께서 토비야와 함께 가실 터이니, 이 아이는 여행을 잘 마치고서 다시 건강한 몸으로 꼭 돌아올 것이오.”

 

그렇다. 토비야는 작별 인사를 나누는 그 모습으로 다시금 되돌아올 것이다. 같이 가는 동행자가 과연 누구인가?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 라는 뜻을 가진 라파엘 천사가 아닌가? 비록 성경에서는 이곳 토빗기에서만 등장하지만, 여러 외경에는 몇 번 나오기도 하는 천사이다. 이 이야기에서 그가 수행하는 주 역할은 눈 먼 토빗과 여러 근심거리에 빠져있는 사라를 고쳐 주는 것이다. 그는 또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한 천사처럼(탈출 23,20-23), 또는 아브라함의 종을 레베카의 집으로 이끄는 천사처럼(창세 24, 7.40) 토비야의 안내자역할도 할 것이다.

 

그러자 안나는 마음을 크게 먹고는 울음을 그쳤다. 그리하여 그 청년 토비야는 천사와 함께 집을 나섰다. 그 집 충직한 개도 청년을 따라 나서서 그들과 함께 떠났다. 아마도 이 충실한 개는 끝까지 주인인 토비야를 따를 것이다. 이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팔레스티나 지역 밖이라는 사실과 잘 들어맞는다. 사실 예로부터 그곳 팔레스티나에는 개들이 무리를 지어 야수처럼 배회하고(시편 21,17; 루카 16,21 참조), 사람들이 내던지는 썩은 짐승 고기를 계속 찾아다니는 개들을(탈출 22,30; 1열왕 14,11; 16,4; 21,24 참조), 그곳 사람들은 몹시 싫어하고 멸시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 두 사람은 그렇게 길을 가다가 첫째 날 밤이 되자 티그리스 강 가에서 야영하기로 하였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토비야의 여행과 그의 혼인에 얽힌 내용들이다. 처음부터 토비야와 아자르야 형제는 이상한 물고기를 잡는다.[계속]

 

[참조] : 이어서 ‘1. 이상한 물고기[2. 토비야의 여행과 혼인]’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토비야,라파엘,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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