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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2 조회수1,779 추천수7 반대(0)

2005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황우석 사건을 생각합니다. 당시 황우석 박사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줄기세포연구를 하였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난치병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고,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방송에서 황우석 박사의 연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윤리적인 면입니다. 여성들에게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도 없었고,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연구 결과에 대한 조작이 있었고, 진상에 대한 은폐와 왜곡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 가톨릭교회는 연구의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국가의 이익을 망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언론의 과장된 보도와 정부의 감독 소홀에도 책임이 있었습니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는 신앙인이 선택해야 할 길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적자생존, 승자독식, 약육강식, 무한경쟁,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신앙인이 가야할 길은 아닙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은 정민 교수의 한국교회사 숨겨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정민교수는 한국천주교회의 최초의 세례자인 이승훈 베드로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만천유고는 위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천주교회의 창립자인 이벽 세례자 요한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성교요지도 위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교회사 학자들은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만천유고와 성교요지를 이승훈 베드로와 이벽 세례자 요한의 작품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학계의 검증을 통해서 두 작품은 위작이라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만천유고와 성교요지를 한국천주교회의 창립자들의 작품으로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신앙의 선조들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작품들을 쓰지 않았어도 이승훈 베드로는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세례자로 존중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작품을 쓰지 않았어도 이벽 세례자 요한은 그의 학식과 인품으로 한국천주교회를 이끈 창립자로 존중 받을 수 있습니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거짓으로 또 다른 잘못을 주장한다면 이것은 무식한 것이 아니라 무지한 것이 됩니다. 무식한 것은 몰라서 범한 실수이지만 무지한 것은 알면서도 범한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황우석 사건이나 만천유고와 성교요지 논란에는 욕심과 욕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으면 거짓이라는 덫에 걸릴 일도 없습니다.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으면 앞에 놓인 진실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하는 커다란 걸림돌 또한 욕심과 욕망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거듭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자는 꼴찌가 되어야 한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고난과 죽음을 겪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 그렇습니다. 욕심과 욕망에 빠지면 꽃은 보지만 땅 속에 있는 뿌리를 보지 못합니다. 욕심과 욕망에 빠지면 십자가 없는 부활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욕심과 욕망을 버리면 십자가는 부활을 향해 가는 이정표가 됩니다. 우리가 욕심과 욕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또 다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베드로 사도가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습니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초대교회의 사도행전입니다. 그리고 오늘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이 또 다른 사도행전이 될 때, 주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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