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5 조회수2,198 추천수8 반대(0)

성령기도회에서 주관하는 하루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군대에서는 주특기에 따라서 임무가 주어집니다. 성령기도회의 피정을 보면서 신부님들과 봉사자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임에도 감동을 주는 강의를 하신 신부님이 있었습니다. 성령기도회를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 주는 지도 신부님이 있었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을 청하는 찬양 봉사 팀이 있었습니다. 노래와 심령언어는 피정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울림을 주었습니다. 참석자들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와 다른 신부님들은 고백성사를 주었습니다. 깊은 성찰이 있어서인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성사를 보았습니다. 고백성사의 사죄경의 의미가 떠올랐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온 세상을 하느님과 화해 시켜 주셨습니다. 성령을 보내 주셨으니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용서와 평화가 주어졌습니다. 저 또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죄의 사함을 말하였습니다.’ 비빔밥은 재료가 섞이면서 새로운 맛을 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니, 피정이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십자가의 무게가 줄어들지는 않았겠지만, 성령의 이끄심으로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기를 바랍니다.

 

행복은 환경, 능력, 재능에 따라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나고, 부모님께서 능력이 있어서 뒷받침을 잘 해 주시고, 본인도 똑똑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사람들이 행복할거라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렇게 3박자를 모두 골고루 갖춘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3박자를 모두 얻은 사람들이 100%로 행복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행복은 원하는 것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갈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런가 하면 행복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주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어도,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어도, 능력이 모자라서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어도, 겨우 직장을 얻어서 밥은 먹고 살아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욥 성인은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몸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도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를 드렸으니, 하느님께서 나쁜 것을 주신다 해도 감사를 드립니다.’ 욥 성인에게 행복의 기준은 재산, 능력, 화목한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행복의 기준은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도들은 공동체를 이루었고, 가진 것을 함께 나누었으며, 모두가 부족함이 없었다고 합니다. 바르나바는 자신의 것을 공동체를 위해서 봉헌하였지만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사도들이 처한 환경이 더욱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아직 유대인들의 지도자들은 사도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박해의 칼날은 더욱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사도들의 능력이 갑자기 커진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능력도 재산도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도들이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제 그들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를 묵상하면서 예전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시골의 작은 성당에서 3년간 있었습니다. 벌써 23년 전의 기억입니다. 신자들과의 첫 미사에는 5명이 함께 했습니다.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한분은 해설이셨고, 한분은 독서였고, 두 아이는 복사였습니다. 다른 한분은 아들 신부가 본당신부가 되었다고 찾아오신 어머니였습니다. ‘주님께서 어머니와 함께라고 미사를 드렸던 기억입니다. 주일 미사에서 헌금을 정리했습니다. 헌금액수는 195,000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3년 동안 재정적인 문제로 고민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성당을 떠날 때는 거금 삼천만원을 남겨드리고 떠날 수 있었습니다. 뜨거운 열정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시골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서 지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붑니다.’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행복은 내가 바라보는 대로 주어집니다. 원망과 미움, 시기와 질투의 바람이 불면 그만 큼 나는 불행해 질 수 있습니다. 감사와 찬미, 희망과 겸손의 바람이 불면 나는 그만큼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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