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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 첫날 밤 / 토비야의 여행과 혼인[2] / 토빗기[1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8 조회수1,20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첫날 밤(토빗 7,16-8,8)

 

그렇게 해서 아드나는 가서 남편 라구엘이 말한 대로 깨끗한 방 하나를 마련하여, 그 방에 잠자리를 차려 놓은 다음, 딸 사라를 그리로 데려갔다. 그리고 사라가 전처럼 또 겪게 될 슬픈 운명 때문에, 가슴이 메어 울다가 눈물을 닦고 말하였다. “얘야, 이제 그만 용기를 내어라. 하늘의 주님께서 여태 네가 겪은 그 슬픔 대신에, 이제는 큰 기쁨을 주실 것이다. 얘야, 그러니 용기를 내어라.” 그러고는 아드나는 그 신방을 조바심과 두려움을 갖고 나갔다.

 

그리하여 라파엘을 포함한 그들은, 다 먹고 마시고 나서 잠자리에 들려고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젊은 토비야를 데리고 나가서는 아드나가 마련한 그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때에 토비야는 라파엘이 한 말을 기억하고는, 자기가 가지고 다니는 자루에서 물고기의 간과 염통을 꺼내어 향의 잿불에다 반듯이 올려다놓았다. 그러자 그 물고기 타는 냄새가 얼마나 지독하였던지, 방안 모퉁이에 자라 잡은 마귀는 이집트 끝 지방까지 도망쳐 달아났다. 여기에 언급된 그곳은 통상 이집트의 남쪽 끝으로 대게는 넓은 사막 지형이다. 이러한 이집트가 여기에서는 세상 끝, 또는 좀 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악령들이 저들만의 발원지로 제시되곤 하였다.

 

이렇게 그간 사라를 괴롭히려고 일곱 신랑이나 죽여 버리기까지 한 악귀 아스모대오스를, 라파엘 천사는 이집트 끝 그 지방까지 끝내 쫓아가, 즉시 그의 손발을 묶어 꼼짝도 못하게 버렸다. 이는 하느님께서 라파엘을 니네베로 보내실 때 이미 예고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지금까지 그 마귀를 라구엘 집으로 내려 보낸 것도, 사라를 불운하게 한 것도 다 하느님의 주도면밀한 계획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라와 토비야와의 뜨거운 만남을 준비한 것은, 어쩌면 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쓰인 각본처럼 여겨질 정도로 완벽했다. 그리하여 이제 그 마귀는 사라를 불운하게 만들지 못하게 손발이 묶여졌다.

 

아무튼 그렇게 신방의 문이 자연스레 닫히고, 향에서 달아오르는 잿불의 연기가 사라지자 토비야는 침상에서 일어나서 사라에게 다정스레 말하였다. “여보, 이제 얼른 일어나구려. 우리 함께 우리를 보호할 우리 주님께 기도하면서, 우리에게 앞으로 자비와 구원을 베풀어 주십사고 간청합시다.” 그러자 사라가 일어나 토비야 옆에 앉자, 그들은 기도하며 자기들에게 구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청하였다. 토비야는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찬미를 받으소서. 당신의 이름은 이제와 영원히, 말씀 그대로 영원히 찬미를 받으소서. 그리고 하늘과 당신의 모든 조물이 당신을 영원히 찬미하게 하소서. 당신께서는 우리 조상 아담을 만드시고, 그의 협력자며 협조자로 아내 하와도 기꺼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둘에게서 이렇게 온 인류가 나왔습니다. 당신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와 닮은 협력자를 우리가 만들어 주자.’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욕정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저의 이 친족 누이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저와 이 여자가 자비를 얻어, 함께 해로하도록 하느님 아버지 저희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들은 아멘, 아멘.” 하고 함께 말하였다. 그러고는 그날 밤, 그들은 그 기나긴 밤을 함께 보냈다. 하느님께서 마귀 없는 그들만을 위해 손수 마련해 준 그 기나긴 밤 아니던가! 라파엘 천사가 신방을 지키고, 라구엘 내외가 두려움으로 문지방 너머에서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었다. 메디아 지방의 엑바타나를 맴돈 악귀가 이집트 먼 곳으로 달아나 손발이 꽁꽁 묶여진 그 밤에, 그 간절한 하느님 찬미의 기도가 천상으로 올라가고, 하늘과 땅에서는 하늘나라의 천사가 내려와 지켜주고,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온갖 조물주의 달콤한 노래 소리가 온 땅을 울려 퍼지는 그 길고도 기나긴 밤이었다. 그리하여 다들 한 목소리로 아멘, 아멘이었다.

 

그렇다. 저희 온 조상들의 하느님은 찬미 받을 만하였다. 당신의 그 이름은 대대로 영원히 찬미를 받고도 모자라는 것 같았다. 정녕 그렇다.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것들이 당신을 영원히 찬미하게 하자. 당신께서는 그렇게 아담을 만드시고 그의 협력자로 아내 하와도 만들어 주시지 않았던가! 그 둘에게서 인류가 나왔듯이, 토비야도 사라도 그렇게 나왔다. 그리고 이 둘로 그들을 꼭 빼닮은 그들 후손을 낳을 것이다. 이렇게 당신께서는 사라가 혼자 있는 것이 그리 좋지 않으니, 그와 닮은 협력자 토비야를 니네베에서 엑바타나로 보내 주셨다. 이제 저들은 욕정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아멘, 아멘.” 하고 함께 말하면서 그 밤을 함께 지냈다.

 

엑바타나를 맴돈 아스모대오스 악귀가 사라진 그날 밤, 모두가 잠 설친 그 밤에 유독 사라의 아버지 라구엘만 조용히 밖으로 나와 불 꺼진 신방을 멀찍이서 바라보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7. 혼인 잔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신방,염통,아스모대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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