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3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30 조회수1,507 추천수7 반대(0)

신학교에서 처음으로 기타를 배웠습니다. 그때 배운 노래 중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신학적으로 참 의미가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추구하고, 사랑하는 돈과 잘못된 가치를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들이 가니까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돈은 하느님을 대신하는 이 시대의 우상입니다. 잘못된 가치는 성공, 명예, 권력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신념입니다. 부활시기를 지내며 가사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아 이제 네 눈을 떠봐요./ 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보아요./ 네가 올라있는 그들은 너의 사랑/ 이제 내려와 모두 함께 노래 불러./ 나의 귀여운 사랑 나비야 날아라./ 세상의 저 모든 꽃들에게 희망을/ 너의 줄무늬 쳐진 겉옷을 벗어라/ 그때 세상의 모든 꽃들 노래하리./ 네가 추구하던 세상에 허황된 것/ 허공에 쌓아진 시기와 질투의 탑일 뿐/ 오욕과 싸우면서 세상에 아름다운 사랑 이루어요./ 너 비록 추한 몰골의 자그만 애벌레이나/ 너 죽어 사라질 때 그 위에서 떠 나르는/ 한 마리 나비되어 들판에서 피어있는/ 이 꽃들에게 희망을

 

주인공 줄무늬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이 가고 있는 길을 따라가다가 드높은 기둥에 오르게 됩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남들이 가니까 가야 할 것처럼 여기며 따라 오릅니다. 거기서 운명의 노랑 애벌레를 만나는데 이들은 오르던 일을 멈추고 내려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에 집중합니다. 그러다가 줄무늬 애벌레는 자신이 오르다가 내려온 그 기둥을 떠올리며, 가보지 못한 기둥 꼭대기에 대한 갈망으로 사랑하는 노랑 애벌레를 떠납니다. 줄무늬 애벌레가 다시 오른 그 기둥은 다른 애벌레를 딛고 오른 애벌레 기둥이었습니다. 자신이 남을 딛고 오르지 않으면 남이 나를 딛고 오르는 치열함 속에서 줄무늬 애벌레는 마침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줄무늬 애벌레가 그 위에서 목격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애벌레들에게 밟히지 않기 위해서 올라오는 다른 애벌레들을 떨어뜨리고, 밟아야 한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이때 그는 곁에 날아오르는 나비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나비의 시선에 익숙한 사랑을 느끼며, 내려오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내려오는 동안 저 위에는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혼자 내려와 노랑나비를 다시 만나고 나비의 인도로 고치를 만듭니다. 그리고 멋진 호랑나비가 되었습니다.

 

떨어트려야만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욕망의 사다리가 있습니다. 두 살 이하의 어린아이를 죽여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했던 헤로데가 올라갔던 사다리입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모두의 죽음 보다 좋다며 예언을 했던 가야파가 올라갔던 사다리입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무죄한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했던 빌라도가 올라갔던 사다리입니다. 예수님을 은전 서른 닢에 팔아넘겼던 유다가 올라갔던 사다리입니다. 나약함과 두려움을 예수님을 배반했던 베드로가 올라갔던 사다리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 몰았던 러시아의 대통령이 올라가는 사다리입니다. 안일함과 나태함으로 주어진 직무를 소홀히 하면서 일상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올라가려는 사다리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소홀히 하고, 세상 속으로 세상의 것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신앙인이 올라가고 있는 사다리입니다. 저 역시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보다는 저의 이기심과 저의 욕심을 따라 갔던 적이 많았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했던 베드로 사도는 오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하느님께 순종하면서 박해를 받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였습니다. 하느님께 순종하면서 멸시와 비난을 받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기꺼이 돌에 맞아 순교했던 스테파노 부제가 걸어간 길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기꺼이 순교했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걸어간 길입니다. 환경 미화원을 위해서 따뜻한 어묵 탕을 준비한 포장마차 주인이 걸어간 길입니다. 헌혈증을 가져오면 국밥을 무료로 주었던 국밥집 주인이 걸어간 길입니다. 홀로 성당에 남아 조용히 기도하는 어르신이 걸어간 길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따라, 우리도 우리가 가졌던 신앙을, 우리가 만났던 소중한 이웃들을 처음처럼 간직하고 사랑했으면 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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