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01 조회수2,302 추천수8 반대(0)

산보 길에 나무를 봅니다. 꽃이 예쁘고, 열매가 큰 나무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줄기가 튼실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양분을 꽃과 열매에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활엽수와 침엽수들은 줄기가 튼실합니다. 목재로 쓰기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양분을 나눠줄 꽃과 열매가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꽃과 열매를 맺는 나무도 창조하셨고, 목재로 쓰기에 적합한 나무도 창조하셨습니다. 내가 처한 현실을 불평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을 감사드리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생의 꽃과 열매를 맺었다면 그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아직 인생의 꽃과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면 누군가를 위한 거름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감사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동전을 말씀하셨습니다. 10개의 동전 중에 하나를 잃어버렸는데 그것을 찾으면 무척 기뻐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비슷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신문 홍보를 가려고 자동차 키를 찾았는데 없었습니다. 방에도, 거실에도, 책상에도, 주머니에도 자동차 키는 없었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잃어버린 경험이 있기에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자동차 키를 복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제가 머문 곳이 두 곳이 있었습니다. 한 곳은 식당이고, 다른 한 곳은 성당이었습니다. 자동차 키를 복사하기 전에 먼저 식당으로 찾아갔습니다. 종업원이 웃으면서 자동차 키를 보여주었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예수님 비유의 말씀이 제 삶으로 쑥 들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 또한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음을 열고, 삶을 들여다보면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사람들은 신실한 스테파노 부제를 모함합니다. 스테파노 부제가 거룩한 곳과 율법을 거슬러 말한다고 모함합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들었다고 모함합니다. 성서에 보면 억울하게 모함을 당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산나는 두 노인으로부터 부정한 행동을 했다는 모함을 받았습니다. 나봇은 아합 왕의 욕심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모함을 받고 포도원을 빼앗기고 죽어야 했습니다. 아벨은 카인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들판에서 죽어야 했습니다. 비단 성서에만 억울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까운 우리의 역사에도 억울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간첩으로 누명을 써서 평생 감옥에 있었던 분도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잡혀서 고문을 당하던 분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당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억울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알고 계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들의 눈에 흐르는 땀과 눈물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주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 부활신앙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묻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물음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무엇이 썩어 없어질 양식일까요? 물질과 자본의 바벨탑을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그 탑에는 시기와 질투, 교만과 욕망이 들어 있습니다.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갈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쌓아 올리는 물질과 자본의 바벨탑은 블랙홀이 되어서 아름다운 지구의 환경을 파괴합니다.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 몰고 있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일일까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빛이 모든 곳을 골고루 비추듯이 하느님의 일은 모든 이를 위해서 모든 것이 되는 것입니다. 소금이 녹아 음식에 맛을 주듯이 하느님의 일은 희생과 봉사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새로운 한 주간이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빵 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의 힘으로 살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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