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05 조회수1,902 추천수6 반대(0)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셨을 때, 아브라함의 나이는 75세였습니다. 세상의 일을 접고, 노년의 삶을 준비해도 부족함이 없는 나이였습니다. 고향 땅에서 여생을 편히 지내도 좋은 나이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고향 땅을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75세의 늙은 나이에 정든 고향 땅을 떠났습니다. 그런 아브라함에게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땅을 축복해 주셨고, 자식이 없던 아브라함에게 많은 자손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모세를 부르셨을 때 모세의 나이는 80세였습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이집트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이집트는 모세가 사람을 죽이고 도망쳤던 곳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늙은 모세를 통하여 고통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라고 응답하는 결단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부르셨을 때입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물은 베드로와 안드레아에게는 삶을 지탱해 주는 도구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셨을 때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배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배는 야고보와 요한에게 삶의 전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삶을 지탱해주는 도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라고 응답하는 결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박해하던 바오로를 부르셨습니다. 바오로는 자신의 삶을 이끌었던 신념을 버려야 했습니다. 바오로는 정통 바리사이파로 가졌던 모든 권위와 권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박해하는 자에서 박해받는 자로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신념과 지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라고 응답하는 결단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그리고 바오로는 벼락 맞는 것처럼 삶의 여정에 극적인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성서는 그런 극적인 순간을 하느님의 부르심, 예수님의 부르심이라고 전해 줍니다. 그러나 오늘이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성서에서 전해주는 극적인 부르심의 순간은 기억나지 않을지 모릅니다. 몇몇 분에게 물어보았지만 벼락 맞는 것 같은 극적인 순간은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극적인 순간은 없을지 모르지만 세례를 받는 신앙인은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아브라함처럼 고향 땅을 떠나지 않을지라도, 모세처럼 위험한 이집트로 돌아가지 않을지라도, 첫 번째 제자들처럼 삶을 지탱하는 것들을 버리지 않을지라도, 바오로 사도처럼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을지라도 세례를 받은 신앙인은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입니다. 오히려 극적인 순간이 없음에도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음을 감사드리면 좋겠습니다.

 

20181220일입니다. 병원에서 퇴원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주교님께서 부르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길이 막혀 지하철을 타고 교구청으로 갔습니다. 주교님께서는 미주가톨릭평화신문을 맡아서 일하면 어떤지 말하였습니다. 아브라함처럼 늙은 나이에 고향 땅을 떠나는 것도 아니었고, 모세처럼 위험한 땅으로 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처럼 삶을 지탱하는 것들을 버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제 삶의 신념을 바꾸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벼락 맞는 것 같은 극적인 순간은 아니었지만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신문을 배달한 적은 있지만 신문을 만들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신문사가 주관하는 성지순례를 기획했지만 코로나로 취소되었습니다. 의욕적으로 신문홍보 일정을 잡았지만 역시 코로나로 취소되었습니다. 코로나는 위기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코로나는 더 높이 날 수 있는 충전과 기회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울은 며칠 동안 다마스쿠스에 있는 제자들과 함께 지낸 뒤, 곧바로 여러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하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