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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12 조회수1,804 추천수4 반대(0)

신학교에 들어가면 신학을 먼저 배울 줄 알았는데 철학을 먼저 배웠습니다. 철학이 바탕이 된 후에 신학을 배우는 것이 합리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신학이라는 보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철학,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형이상학, 동양철학을 배웠습니다. 자연철학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그리스 철학자들이 만물의 근원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하고, 어떤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은 공기라고 하고, 어떤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은 원자라고 하였습니다. ‘, , 공기, 이 만물의 근원이라고도 합니다. 철학의 방법론도 배웠습니다. 연역법과 귀납법을 배웠고, 합리론과 경험론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론으로 만물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배웠고, 그것이 신학이었습니다. 신학에도 종류가 많았습니다. 성서신학, 윤리신학, 교의신학, 실천신학, 교회법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전선하시고, 전능하시고, 전지하시고, 한분뿐이시라고 배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자유의지의 결과는 은총과 죄라고 배웠습니다. 자유의지를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의로움을 드러내는데 사용하면 은총이 주어집니다. 자유의지를 욕망과 욕심을 찾고, 남을 해롭게 하는데 사용하면 죄가 드러나고 고통이 따릅니다. 지진, 화산활동, 태풍,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를 통해서 고통이 드러나지만 그것은 죄의 결과는 아닙니다. 우리의 몸이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듯이 우리가 있는 지구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구조적인 죄, 세상의 죄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유의지를 남용하고, 잘못 사용하는 인간의 죄입니다. 전쟁과 폭력이 있습니다. 2번에 걸친 세계대전은 인간의 구조적인 죄의 결과를 드러냈습니다. 인종차별, 식민지 지배는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에 대한 착취와 억압이었습니다. 신분, 혈연, 성별, 세대, 이념으로 인한 차별 또한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길, 진리, 생명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산에 오를 때 먼저 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작은 표시는 큰 힘이 됩니다. 그 길을 따라가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길은 먼저 간 사람들의 땀과 노력입니다. 역사는 혼자 달리는 마라톤이 아닙니다. 역사는 함께 달리는 이어달리기입니다. 앞선 사람들의 지혜를 배우고, 후손들에게 더 낳은 미래를 남겨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인류가 만들어 온 문명이며 문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 희생의 길, 사랑의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군중들의 모욕이 있었고, 제자들의 배신이 있었고, 뼈를 깎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부활의 길이었고, 희망의 길이었고, 영원한 생명의 길이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을 알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원리와 이치를 아는 사람은 지도와 나침판을 가지고 항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유교에서는 삼강오륜을 이야기합니다. 불교에서는 팔정도를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이런 가치와 척도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유가 없는 진리는 때로 독선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광신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참된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는 독점하고 억압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진리는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안식일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죽음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작됩니다. 알은 깨어지는 아픔을 거쳐야만 비로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아기는 엄마와 연결된 탯줄을 끊어야만 비로소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고 죽어야만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순교하였지만, 교회는 온 세상으로 전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권위, 명예, 성공을 추구하는 생명을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생명을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생명을 말씀하셨습니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어주고,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 리를 가주고,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내어주는 생명을 말씀하셨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 참된 생명의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과 끝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것을 신앙으로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함께 가는 것입니다. 말로는 예수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고백하면서 행동은 다른 길을 찾고, 다른 진리를 찾아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밤 항해하는 배를 안내하는 북극성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만 밝은 빛으로 안내할 뿐입니다. 밤길을 안내하는 등대도 배가 가까이 오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등대는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등대가 밝히는 빛을 따라서 암초를 피하고,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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