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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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2-05-25 | 조회수871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22년 05월 25일 수요일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고대 그리스 문화의 수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 아테네. 그 도시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아크로폴리스 정상에는 고대 그리스 건축물의 정수라고 손꼽히는 파르테논 신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 세워진 건물로 지금은 폐허가 되어 있지만, 그 거대한 규모와 높이 솟아오른 수많은 돌기둥은 여전히 보는 이를 압도하며 과거의 영광과 위용을 그대로 자랑하고 있는 듯합니다. 여행길에 그 아크로폴리스 정상을 향하여 가다가 산 중턱 한 모퉁이에서 작은 푯말 하나를 보았습니다. “아레오파고스, 바오로가 이곳에서 설교하다.”
바오로는 그렇게 그리스 문화의 중심지인 아테네에서, 그리스의 다신론 사상이 절정을 이루고 있던 파르테논 신전을 바라보며, 산 중턱 한 모퉁이에서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신앙을 선포합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거대함과 웅장함과 그 화려함 앞에서 담대하고도 용기 있게 외칩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용기가 나왔을까요? 신전 중에 신전이요, 인간이 지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졌던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어떻게 이런 말로 설교할 수 있었을까요?
바오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이 다 담아낼 수 없는 하느님, 사람의 손으로 드리는 섬김과 예배에 결코 종속되실 수 없는 그 하느님께서 바로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 오늘은 그렇게 온 세상조차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크고 위대하신 하느님께서 자신 안에 계심을 깊이 묵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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