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31 조회수1,825 추천수8 반대(0)

신부님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엘 다녀왔습니다. 뉴욕에서는 자동차로 8시간 정도 걸립니다. 웅장한 폭포를 보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가고 오는 길에 사목의 경험을 나누는 것은 유익한 시간입니다. 첫날 제게 작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호텔의 제 방에 베드버그가 있었습니다. 방을 바꾸었지만 다리에는 벌레에 물린 상처가 있었습니다. 가려울지라도 긁지 않고 며칠 있으면 상처는 아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렵다고 상처를 긁으면 긁어 부스럼을 만들게 됩니다. 육체의 상처는 경험으로 치유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뉴욕으로 돌아와서 약을 발랐고, 상처는 이내 아물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경험으로도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두 번째 화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고통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 겉과 속이 다른 나의 행동,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누구에게나 날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화살입니다. 자책하는 화살을, 남을 원망하는 화살을, 시간을 탓하는 화살을, 시기와 질투의 화살을 자신에게 날리곤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화살로 상처 난 마음을 두 번째 화살로 더 아프게 합니다. 두 번째 화살을 과감하게 버릴 때 우리는 첫 번째 화살로 난 상처를 디딤돌로 삼을 수 있으며 깨달음의 길로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상대방이 무심코 던진 말에 과민하게 반응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날린 적이 있었습니다. 열등감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 적이 있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 적이 있습니다.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반응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인데 한 동안 괴로워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몸이 유연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에 비하면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걷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하는 운동도 없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하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합니다. 운전도 30년이 넘었지만 늘 긴장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누가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운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저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날릴 때가 있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첫 번째 화살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3년 동안 공들여 복음을 전하였지만 공동체에는 사나운 이리 때처럼 공동체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을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진리를 왜곡하고 거짓으로 선동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두 번째 화살을 날리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길 수 있었습니다. 달릴 길을 충실히 달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주님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두 번째 화살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바오로는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습니다. 공동체도 바오로 사도를 볼 수 없음을 알았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떠나보낼 수 있었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에도 첫 번째 화살이 많았습니다. 박해와 시련이 있었습니다. 분열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나뭇잎은 바람에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습니다. 내가 두 번째 화살을 날리지만 않는다면 성령께서 우리의 상처를 아물게 해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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