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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 하만과 모르도카이의 갈등 / 에스테르기[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06 조회수81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하만과 모르도카이의 갈등(에스 2,19-3,9)

 

그리하여 에스테르가 임금의 귀여움과 총애를 한 몸에 받아 와스티 대신 새 왕비가 된 후,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모르도카이는 예나 다름이 없이 에스테르가 잘 있는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려고 날마다 후궁 뜰 앞을 서성거렸다. 처녀들이 두 번째로 모집될 때도, 모르도카이는 여전히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에스테르는 왕비가 된 뒤에도 모르도카이가 명한 대로 자기의 혈통과 민족을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모르도카이의 양육을 받을 때처럼 에스테르는 그가 말한 대로 하였다.

 

모르도카이가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고 있을 그때에, 어전지기들 가운데 빅탄과 테레스라는 임금의 내시 둘이 불만을 품고, 크세르크세스 임금을 해치려 꾀하였다. 이 일이 모르도카이에게 알려져 그는 에스테르 왕비에게 이를 알리고, 에스테르는 이를 모르도카이의 이름으로 임금에게 고하였다. 이 사건이 조사되어 사실로 드러나자 그 두 사람은 말뚝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처럼 나무에 매다는 형벌은 이스라엘은 물론 이집트에도 있었다. 이 형벌은 산 채로 못을 박아 매달기도 하였지만, 이미 처형된 주검을 말뚝에 전시용으로 내걸기도 하였다. 이 일은 임금 앞에서 궁중 일지에 기록되었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 크세르크세스 임금은 아각 사람 함므다타의 아들 하만을 중용하였는데, 그를 들어 올려 자기 곁에 있는 모든 대신들보다 높은 자리에 앉혔다. 아마도 아각은 아말렉족의 임금 이름이고(1사무 15,8 참조) 함므다타와 하만은 엘람족의 두 신의 이름과 비슷하다. 이렇게 임금이 새 재상 하만을 등용한 것은 임금의 내시가 불만을 품고 임금을 해치려 한 것에 대한 대비책으로 여겨지지만, 그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아무튼 하만의 자리가 다른 이하고는 다르기에,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임금의 모든 시종들이 하만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해야 하였으니, 이는 아마도 임금이 그렇게 하도록 명령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르도카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 재상 하만에게 무릎을 꿇으려고도 절을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임금의 시종들이 모르도카이에게, “자네는 왜 임금님의 명령을 거역하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들이 그에게 날마다 이를 권하였지만 모르도카이는 끝내 듣지를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임금을 음해하려는 두 내시 일을 두고 모르도카이가 벌인 일로 그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은 하만은 이를 눈치 챘다. 거기다가 그는 모르도카이와 같이 궁궐 대문에서 근무하는 이들로부터 모르도카이의 근무 자세와 자기를 오랜 기간 알게 모르게 무시하고 있다는 처신에 대해서 보고까지 받았다. 이에 하만은 모르도카이가 무릎을 꿇지도 절을 하지도 않는 것에 더 불만을 품으면서 노기로 가득 찼다. 그러나 그는 모르도카이 하나만 해치우는 것으로는 눈에 차지 않았다.

 

이렇게 재상 하만과 모르도카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아무튼 그가 어느 민족인지가 자기에게 보고되자, 하만은 크세르크세스 왕국 전역에 있는 유다인들을 모두 몰살하려고 꾀하였다. 크세르크세스 임금 제십이년 첫째 달인 니산 달에, 평소의 관습대로 신들에게 그해의 운수를 알아보고자 하만이 자기 앞에서 푸르 곧 주사위를 각 날과 각 달에 따라 던지게 하니, 열두째 달인 아다르 달이(지금의 2월과 3월 사이의 기간에 해당) 나왔다. ‘푸르는 본디 아카드말이다. 이 낱말의 복수 푸림이 축제 이름이 된다(9,26-32 참조).

 

그래서 그는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왕국의 모든 주에는 민족들 사이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저희들끼리만 살려는 민족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 법은 다른 민족들과는 다를 뿐 아니라, 임금님 법마저도 그들은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을 이대로 버려두시는 것은 합당치 못합니다. 임금님께서 좋으시다면, 그들을 절멸시키라는 글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저는 은 만 탈렌트를 달아 행정관들 손에 넘겨 내탕고에 들여놓게 하겠습니다.” 사실 유다인들의 재산을 몰수해서 거두어들이겠다는 이 돈은 상당한 거금이다.

 

예컨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다리우스 임금 때 페르시아 제국 영토 전체의 피정복민들에게서 일 년 동안 거두어들인 세금은 은 7,600탈렌트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7. 유다인 몰살 음모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어전지기,말뚝,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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