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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화가 멈추는 때: 나쁜 놈이 아니라 아픈 놈으로 보일 때
작성자김 글로리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09 조회수1,332 추천수4 반대(0) 신고

 

 

 

 

 

 

 

 

 

 

2022년 다해 연중 제10주간 목요

 

 

 

 

<화가 멈추는 때: 나쁜 놈이 아니라 아픈 놈으로 보일 때>

 

 

 

 

복음: 마태오 5,20ㄴ-26

 

 

 

 

     


LORENZETTI, Pietro 작, (1325)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50%가 분노 조절 장애를 겪고 있고 이 중 10%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결과를 내어놓았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분노 조절을 잘 못 하는 나라가 되었을까요? 대부분은 부모 때문입니다. 

  

 

    ‘응답하라 1988’ 중에 언니랑 생일이 3일 차이라 매번 언니 생일날 생일파티 하는 덕선이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언니가 불은 케이크 초를 덕선이 나이만큼 빼고 다시 초를 붙이려 합니다. 케이크값을 아끼려는 부모의 마음이고 부모는 아이가 이 정도는 이해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덕선이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만 무시한다고 분노합니다. 

 

 

    이때 부모의 반응은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분노에 분노로 맞대응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다면 아이는 더는 부모에게 마음을 터놓지 않을 것입니다. 분노를 삭이다가 누군가에게 터뜨릴 것입니다. 

사흘이 지난 뒤 덕선의 아버지는 케이크를 사서 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짜잔, 우리 딸 언제 이래 커버렸을까? 허허. 아빠가 미안하다. 잘 몰라서 그래. 이 아빠가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디. 그니까 우리 딸이 쪼까 봐죠, 응?”

 

 

    이때 덕선의 표정은 다시는 부모에게 화를 내지 않겠다는 표정입니다. 그리고 정말 화를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부모가 화를 내니까 자녀가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먼저 화가 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쉬울까요?

 

 

    오늘 복음에 따르면 화를 안 내려는 사람은 바리사이에 속하고 화가 안 나게 하려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제자에 속합니다. 예수님은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을 어기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마태 20,22)

 

 

    아예 형제들에게 원망을 품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 상태에서 제물을 드리고 성체를 영해 봐야 소용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20,23-24)

 

 

    하지만 살다 보면 어떻게 화가 날 일이 없겠습니까? 그런데 화가 나는 원인이 ‘나의 이익’ 때문임을 안다면 화가 덜 날 것입니다. 화를 내는 이유가 정말 상대를 사랑해서일까요, 아니면 손해를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화를 내지 말라는 이유는 화 자체가 이기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기적이면 상대도 그런 사람으로 보여 화가 나는 것입니다.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김미경 강사는 아들은 어머니가 잘나가는 것에 비해 매우 소심하고 소침해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중학생 때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 출석 일수가 부족하여 빨리 자퇴하지 않으면 퇴학 처리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며 어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를 자퇴시켰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3개월 남겨놓고 음악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학원에 보내주었더니 예고에 가겠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피아노 전공이어서 잘 압니다. 다른 아이들은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도 예고에 들어가기 힘든데 어떻게 지금 건반을 처음 두드리는 자신이 예고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더 말이 안 되는 것은 아이가 악보를 전혀 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3개월 동안 한 곡의 악보를 외워서 결국엔 외고에 합격하고 맙니다. 하지만 1년을 버티더니 고등학교도 계속 버틸 수 없었습니다. 워낙 기반이 안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또 자퇴하고 폐인 생활을 합니다. 

아들은 친구들과 놀다가 새벽 4에 들어와 몰래 컵라면을 방에서 먹곤 하였습니다. 그런 생활을 무려 5년이나 했다고 합니다. 그걸 보는 아버지는 화가 끓어오릅니다. 하지만 엄마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새벽 4시까지 기다렸다가 아들에게 따듯한 밥을 해 주었습니다. 남편이 화를 버럭 내었습니다. 이때 김미경 강사는 남편 방으로 따라 들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 눈에는 얘가 나쁜 애로 보이겠지만, 내 눈에는 아픈 애야. 한 번만 또 버럭 하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이렇게 어머니가 자신을 믿어주자 아이가 들어오는 시간이 빨라졌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자존감을 되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일본 여행을 떠나보겠다고 합니다. 자기 손으로 자기 먹을 것은 벌어보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어머니는 기꺼이 엄마는 기쁜 마음에 돈을 대 줍니다. 아이는 일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언어 시험도 치릅니다. 손톱이 빠질 정도로 박스 나르는 일 하다가 이젠 햄버거 가게에 취직합니다. 

 

 

    그곳에서 어떤 누나를 알게 되었고 그를 성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누나는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입시제도에 관해 설명해줍니다. 어떤 교수의 마음에 들면 그 학교에 입학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악보를 보지 못하는데도 피아노 교수를 하는 일본 교수를 만납니다. 그 교수는 악보를 볼 줄 모르는 이유 중 하나는 청각이 발달하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줍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져오면 대학에 입학시켜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에 급히 들어와 검정고시를 보고 간신히 통과합니다. 어머니는 아이 반 친구였던 이들을 초대하여 집에서 졸업식을 해 줍니다. 상장도 열다섯 개나 준비합니다. 아이는 상장 다섯 개를 받을 때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음대에 들어간 아들은 하루에 6시간씩 피아노를 연습합니다. 그리고 대학교 4학년 정도나 되어야 인정받는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기쁨에 차서 엄마에게 돌아옵니다. 일본 여자 친구와 함께.

 

 

    그녀는 ‘어쩌다 어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아들의 편지를 읽어줍니다. 

    “엄마,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엄마 생각 정말 많이 했어. 근데 나는 엄마 생각하면 제일 속 썩였던 중학교 때가 생각난다. 엄마 그날 생각나? 내가 중학교 때 우리 집 부엌에 있던 식비 5만 원 없어진 날 말이야. 누가 가져갔냐고 이모도 고모도 다 내가 가져갔다고 말했어. 나 그때 정말 화가 났어. 모두가 나를 무시하는 거 같았거든. 왜 나를 무시하냐고 길길이 날뛰면서. 엄마 나 그날 내 정신이 아니었나 봐. 책상에 있는 책 다 집어던졌고, 그래도 분이 안 풀렸어. 그때 엄마가 강의 갔다가 돌아오셨는데, 엄마가 내가 던지는 책을 온몸에 맞으면서 걸어오더라. 엄마, 그때 많이 다쳤지. 진짜 미안해. 그때 엄마가 나 안고 말했어. ‘엄마는 너 믿어, 우리 아들 안 가져간 거 알아. 누가 너한테 가져갔다고 그래?’ 엄마만 내가 돈을 안 가져갔다고 믿어줬어. 진짜 고마워 엄마. 근데 엄마 있지, 그 돈 내가 가져간 거 맞아. 진짜 어이없지 엄마. 근데 엄마, 엄마만 그거 알아줬잖아. 내가 돈을 가져간 것보다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집에 엄마 한 사람뿐이었어. 엄마만 나 믿었거든.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 말 아무도 안 듣고 엄마 말만 듣고 큰 거야. 그래서 내가 항상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었던 거야. 엄마 땜에. 엄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내 인생의 파트너이자,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는 나를 살려준, 나를 인정해 준 내 인생의 첫 번째 은인이야. 엄마 사랑해!”

 

 

    김미경 씨는 아이를 바라볼 때 나쁜 놈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아픈 놈으로 보았습니다. 중학교 때 이미 “엄마, 내가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어! 나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거든. 근데 나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것을 마음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김미경 강사도 아들이 중학교 자퇴했을 때 처음에 한 이 말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합니다. 

    “나 어떡해!”

그리고 빨리 후회하고 상대를 나쁜 놈이 아니라 아픈 놈으로 보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나쁜 놈이 아니라 아픈 놈으로 보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먼저 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의사라는 믿음을 가지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기도하면 이제 ‘나 어떻게’에서 ‘너 어떻게’로 건너갑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사랑을 내 안에 부어주시기 때문입니다(로마 5,5 참조). 

    의사가 아픈 사람을 보고 화를 내는 일은 없습니다. 만약 화를 낸다고 한다면 그건 상대가 더 나빠져서 자기 명예에 손해를 끼칠까 봐 그런 것입니다. 사랑하면 상대가 ‘아픈 놈’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화가 안 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https://youtu.be/Ks_sg0wKGCI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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