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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12 조회수2,422 추천수2 반대(0) 신고

220612.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요한 16, 12-15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이는 참으로 아름답고 가슴 떨리는 신비입니다. 알아듣기에는 어려워도 참으로 벅찬 사랑의 신비입니다. 너무 깊어 헤아려지지 않아도, 오히려 다 헤아려지지 않기에 더 깊이 매료당합니다. 다 이해되지는 않아도, 그 사랑은 충분히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는 이 신비의 내용을 알아듣는 데는 한계가 있다손 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이 신비를 통해서 말씀하시고자 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듣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께서 삼위일체”라는 그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삼위일체라는 이 사실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그 신학적 의미를 아는 일입니다. 그것은 삼위일체라는 용어는 생겨나게 된 역사적 배경 안에서 알아들어 볼 수 있습니다. 곧 교회 안에서는 3세기부터 5세기에 걸쳐서, 예수님 안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하느님이 실제 하느님과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또 성령과 하느님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주장에 맞서, 교회는 “삼위일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삼위일체”의 신앙고백은 예수님 안에서 우리가 알아듣는 하느님이 실제의 하느님이시고, 신앙인들 안에 숨결로 일하시는 성령도 실제 하느님의 숨결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삼위일체를 통하여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대체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삼위로서 일체이신 분”이시라는 이 사실은 단지 하느님의 신비를 말해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신비입니다. 곧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축복의 신비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이 세상 가운데 나타났는지를 말해주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드러내시는 신비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신비는 세상을 사랑하시어 아드님을 보내시어 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에 대한 축복을 말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보여주신 참사랑의 신비입니다.   

 

이 참사랑을 단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 안에서 당신 생명의 진리가 나타나게 하시고, 당신의 숨결인 성령께서 그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그 깨달음과 실천으로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사랑입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이시라는 의미는 “하느님께서는 구체적으로 살아계시고 활동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지금 바로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은 복음적 의미로는 “사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렀습니다. “함께 있음”이 사랑입니다. 그러기에 항상 삼위로 함께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십니다. 그 이름마저도 ‘항상 함께 계시는 분, 임마누엘’이시듯이,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기에, 사랑하시기에,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러니, 삼위일체의 신비는 바로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이 참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이토록, ‘우리와 함께 하는 그분의 사랑’이 ‘이미 우리 안에 살아계심’을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서 벌어질 성령의 활동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신다.”(요한 16,13)   

 

이는 성령께서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 속에 깊이 결속되어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계시하고 예수님의 구원행위를 계속함으로써,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요한 16,14)   

 

그렇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시고, 그분께로 인도하시며, 그분을 영광되게 하심으로써 아버지를 영광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진리의 성령께 자신을 의탁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 그리스정교회의 이냐시오 대주교님이 말한 것처럼, “성령이 계시지 않으면 하느님은 멀리만 계시며 그리스도는 과거에만 머물 것입니다. 성령이 계시지 않으면 복음은 죽은 문자이며 교회란 한낱 조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성령이 계시지 않으면 권위란 한낱 지배하는 것일 뿐이며, 선교란 한낱 선전광고일 뿐이고, 전례란 한낱 과거의 회상일 뿐일 것입니다. 성령이 계시지 않다면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들의 윤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그리스정교회 이냐시오 대주교(1920-2012)가 웁살라에서 열린 WCC 세계교회협의회 총회(1968)에서)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주님! 진리의 옷을 입고 당신 정원에 심어진 한 그루의 나무가 되게 하소서. 하여, 당신의 정원에서 행함으로 꽃을 피우고 의로움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오늘도 당신의 모상에 따라 새로워지게 하시고, 진리의 영의 숨결 되어 흐르는 거룩한 성전이 되게 하소서. 아멘.  

 

(이 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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