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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18 조회수2,191 추천수9 반대(0)

어릴 때 의미도 잘 모르지만 따라 부르던 성가가 있습니다. “하늘에 별수가 얼마인지 아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강변에 모래알 헤아릴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바다에 물방울 누가 셀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논밭에 이삭 수 누가 알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나무에 잎사귀 헤아릴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영원과 무궁을 깨달을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매일 축성되는 성체의 수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31년 동안 제가 미사를 통하여 축성한 성체의 수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000년 동안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은 성체가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최인호 선생은 투병 중에 본당 신부님을 찾아와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신부님, 저 지금 성체가 몹시 고픕니다. 성체를 주십시오.’ 본당 신부님은 기꺼이 봉성체를 해 드렸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교회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신앙의 신비로 믿고 있습니다. 성체는 사제가 미사 중에 제병을 축성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몸을 내어주신 주님의 성체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성혈은 사제가 미사 중에 물이 섞인 포도주를 축성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피를 흘리신 주님의 성혈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미사에 참례하여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것입니다.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기 위해서 우리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주님을 받아 모시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감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는 주님께서 가신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구약에서는 광야에서 지치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만나를 주셨습니다. 만나는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육체를 배부르게 하는 만나보다는 영혼을 살리는 성체와 성혈을 주셨습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면 우리는 영적으로 충만해집니다. 어릴 때, 물을 퍼 올리던 펌프가 생각납니다. 펌프에는 늘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있었습니다. 아낌없이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주고 펌프질을 하면 수백 수천 배의 물이 흘러나옵니다. 이것은 어린 저에게는 참으로 큰 체험이었습니다. 한 바가지의 물이지만 기꺼이 내어주니, 모든 사람이 마시고도 남는 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낌없이 마중물이 되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꽃동네, 마더 데레사의 사랑의 선교회, 이태석 신부님은 모두 한 바가지의 마중물 정신을 사신 분들입니다.

 

성체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은 지금도 마중물이 되시어 수많은 신자의 가슴에 용기와 생기를 주고 위로와 힘을 주십니다. 축복을 받았으면 나누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은총이 되돌아올 것입니다. 바다의 물이 마른 적이 없듯이, 하느님의 사랑은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가 모두 아낌없이 마중물이 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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