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 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19 조회수1,793 추천수8 반대(0)

 

오랜만에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긴장해서인지 감기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손을 자주 씻었고, 마스크를 착용했고,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 가급적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4번 맞았고, 코로나에 대한 긴장도 풀려서 인지 손도 자주 씻지 않았고, 마스크도 거의 착용하지 않았고 모임에 자주 참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기가 제 몸으로 들어왔습니다. 감기의 증상이야 비슷하지만 이번에 찾아온 감기는 콧물이 많이 났습니다. 콧물을 자주 닦다 보니 코 아래가 물집이 잡혔고, 작은 상처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코로나 테스트에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감기는 2주간 저와 친구를 하더니 말도 없이 떠나갔습니다. 감기가 떠나갔지만 코 밑에 작은 상처를 선물로 주고 갔습니다. 그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입니다. 감기는 분명 반갑지 않은 친구입니다. 그러나 감기가 오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신문 홍보를 갈 때나, 여행을 갈 때면 델타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대한항공과 제휴를 맺어서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회원가입을 하면서 급한 성격 때문에 영문이름을 잘못 기재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회원으로 항공권 구매를 하면 결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비회원으로 항공권을 구매했고 그래서인지 마일리지 적립을 못했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배 신부님이 델타항공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저의 이름을 다시 수정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회원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후배 신부님은 지난번 항공권에 대한 것도 마일리지 적립을 해 주었습니다. 급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인지 잘못된 것을 수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차분하게 살펴보면 분명 길은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이것저것 만져보면 길을 찾을 수 있는데 혹시 잘못 될 것 같아서 쉽게 포기하곤 했습니다. 의사가 처방전을 줄 때는 먼저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게 됩니다. 원인을 알면 처방전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는 아시리아의 침략을 받아서 이스라엘이 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아시리아는 강대국이었고, 이스라엘은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침략을 받았습니다. 아시리아는 자신들의 정책대로 이스라엘 백성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낯선 땅에서 나라 잃은 서러움을 달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원인을 생각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망한 것은 군사의 힘이 약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아시리아가 강대국이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지도자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오늘 독서는 담담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들을 이집트 임금 파라오의 손에서 빼내시어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주 저희 하느님께 죄를 짓고, 다른 신들을 경외하였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쫓아내신 민족들의 풍속과 이스라엘 임금들이 만들어 낸 것에 따라 걸어갔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들을 보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를 하였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줄이 끊어지면 연은 곧 땅으로 떨어지듯이 하느님과 멀어지면 이스라엘 백성들도 시련과 고난을 겪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말씀하십니다.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허물을 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저 자신도 많은 들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정성껏 봉헌했던 과부의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하느님 앞에 드러내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던 세리의 겸손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오늘 제게 말씀하십니다. ‘가브리엘! 네 눈의 들보를 먼저 보아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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