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7-10 조회수1,962 추천수7 반대(0)

지구의 역사는 45억년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지구의 지층에서 시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퇴적을 통해서 지층이 아래로 쌓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각활동으로 융기하는 지층이 있습니다. 지금은 높은 산이지만 그곳이 예전에는 바다였던 곳도 있습니다. 황량하고 메마른 사막도 예전에는 푸른 숲이었던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구는 지층과 화석이라는 흔적을 통해서 지구의 역사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몸에도 살아오면서 여기저기 삶의 흔적이 있습니다. 저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어렸을 때 결핵이 제 몸에 머물다 갔다고 합니다. 비자문제로 건강검진을 받으면 그 지나간 흔적 때문에 가슴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눈썹에는 연탄재 싸움을 하다 맞아 수술한 흔적이 있습니다. 무릎에는 보온병을 열다가 물이 흘러 화상 입은 흔적이 있습니다. 오른쪽 발목에는 골절로 수술한 흔적이 있습니다. 이런 흔적들을 담고서 여기까지 와 준 제 몸이 고맙고,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하느님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에도 영성의 흔적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시작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쁘신 중에도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기도할 것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기도하고 찬양하던 교회는 성령의 이끄심으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에는 박해의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교하였습니다. 박해의 광풍이 잦아들면서 교회는 제도와 성전을 세우면서 외적인 모습이 발전했습니다. 사막으로, 광야로 들어간 은수자들은 제도와 성전으로 채울 수 없는 영성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베네딕토 성인은 수도원의 기틀을 세웠습니다. ‘일하며 기도하라.’는 베네딕토 성인의 가르침은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였던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한 것입니다. 권력에 취해서 교회의 권위가 무너져갈 때 프란치스코 성인은 영성으로 무너져가는 교회를 다시 일으켰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난과 나눔의 영성은 예수님께서 구유에서 태어나셨고, 몸과 피를 내어 주셨던 모범을 따라한 것입니다. 종교개혁의 바람이 불어올 때 이냐시오 성인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보다 가난을 택할 수 있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 있고, 장수보다 단명을 택할 수 있다.’는 영성으로 교회를 지켰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한 것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식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채우면서 얻어지는 것이고, 지혜는 나누고 비움으로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채우고, 쌓으면서 얻는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비우고, 나누는 삶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럴 때 30, 60, 100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밀알 하나로 남지만 떨어져 썩으면 수많은 밀알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매일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이 참된 제자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세례를 받은 우리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쟁기를 들고 뒤를 돌아보는 사람은 밭을 제대로 일굴 수 없듯이,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자꾸 다른 곳을 바라보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세상과 교회에 쌓아야 할 흔적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우는 것입니다.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들 보살피는 것입니다.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악행을 버리고 선행을 쌓는 사람들은 하늘나라에서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