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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보나벤투라 주교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7-14 조회수1,927 추천수9 반대(0)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고통의 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고통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미워하는 사람과의 만남,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갈망,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는 행동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마지막 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질병으로,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팬데믹 때입니다. 저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장례 미사에 갈 수 없었습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원망과 미움을 안고 살아가는 부부들이 있습니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반당했지만 같이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갈등과 분쟁, 전쟁과 폭력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갈망에서 시작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랑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요.”라고 하여라.

 

부처님은 이런 고통은 집착에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집착을 버리면 마음에 평정이 온다고 하였습니다. 집착을 버리면 그물을 빠져나가는 바람처럼 우리도 고통이라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마음의 평정에 다다르면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착을 버리기 위해서는 바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바른 길을 걷는 것이 수행입니다. 자신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바른 길을 걷는 사람도 있고, 타인의 깨달음을 위해서 바른 길을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캄캄한 밤에 소경이 등불을 드는 것은 소경의 안전을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등불을 드는 것입니다. 캄캄한 바닷가에서 홀로 빛을 비추는 등대는 캄캄한 밤에 배들이 안전하게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예언자들은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파수꾼이 양들을 지키기 위해서 밤을 새우는 것처럼, 목자가 사나운 이리 때에서 양들을 지키는 것처럼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로 안내하였습니다. 바른 길은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판단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고통에 대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에서 죽을 때까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참된 행복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현실에서 고통을 받고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교회가 말하는 고통은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말하는 무한반복의 고통은 아닙니다. 채워지지 않는 갈망 때문에 찾아오는 고통이 아닙니다. 잘못된 선택 때문에 찾아오는 고통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져야 하는 고통도 아닙니다. 해산하는 여인이 고통을 받지만 아이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그런 고통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버지의 고통입니다. 그렇게 흘리는 땀과 눈물은 30, 60, 100배의 결실을 맺는 고통입니다. 인류의 앞길을 밝혀온 예술, 건축, 음악, 철학, 문학은 바로 이런 고통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부활의 영광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고통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입니다.

 

안식일에 대해서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꼭 지켜야 하는 계명으로 생각했습니다.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취급하였습니다.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행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보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삶에서 안식일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안식일은 이룰 수 없는 꿈과 같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정신과 뜻을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의 정신은 안식일에 쉴 수 없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안식일의 정신은 안식일을 지킬 수 없는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의 정신은 안식일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의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고, 용기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안식일에 대한 예수님의 해석을 들었습니다. 법과 원칙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법과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것만 잘 지켜져도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모든 이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또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모든 법과 원칙은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십니다. 나에게는 엄격하지만 상대방에게는 관대한 법 적용을 말씀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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