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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 경호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7-17 조회수1,043 추천수2 반대(0) 신고

< 주님을 환대하는 제자의 좋은 몫 >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42)   

 

나그네 인생길에서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진다는 것만큼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것은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신성을 상실해가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소홀히 여기는 이 시대에는 진심에서 우러나와 하느님을 드러내고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상호간의 환대는 귀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는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리고 인간다운 존재가 되기 위하여 무엇을 중요시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지녀야 할 으뜸가는 태도는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환대가 아니라 마르타처럼 ‘마음으로’ 모셔 들여야 합니다(10,38).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은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오시어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시고 받아들이시어 구원의 길로 이끄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우리는 인종과 피부색, 언어, 신분, 학벌, 성격 등에 따라 남을 판단하고 죄 중에 있거나 실수한 사람을 거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으로 모두를 품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 불법을 저지르는 불쌍한 이들의 잘못을 고발하되 그들 또한 주님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야겠지요.  

 

다음으로 제자다워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가 맞아들이는 분이 누구이신지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맞아들이면서 친구나 사업을 위해 만나는 손님으로 맞아들여서는 안 되겠지요. 자신이 맞아들이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라 생각한다면 그분을 맞아들이는데 온 마음과 정신을 다 쏟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눈에 보이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지 못한 채 그저 겉모습의 보잘것없는 인간을 보곤 합니다. 주님보다는 나에게 잘해주고 이익을 안겨주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중요시 여기기도 하지요. 그러나 모든 이 안에 살아계시는 주님을 보며 그 주님을 환대하고 극진히 모시도록 해야겠지요.   

 

끝으로, 오시는 분을 환대하기 위하여 그분 곁에 머물러야 합니다. 오시는 분과 그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 시선을 두고 귀를 기울이며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환대하는 사람의 도리입니다.   

 

이런 면에서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필요한 한 가지는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무는 것이고 그분의 생명을 호흡하는 것입니다. 마리아가 선택한 좋은 몫은 바로 주님의 현존이었습니다. 사실 예수님 당시에 여인들이 말씀을 선포하시는 주님 곁에 머무는 것은 종교질서를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남녀의 차별을 뛰어넘어 주님 곁에 머물러 그분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그분을 공경하는 길임을 말해줍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의 신성을 품고 가장 인간다워지기 위하여 서로를 환대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몫, 곧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필요한 한 가지(10,42)를 지녀야겠지요. 그것은 하느님을 받아들여 차지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분과 함께 하며 그분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주님의 현존 안에 머무는 삶이야말로 주님을 환대하는 우리다운 모습임을 상기하는 은총의 날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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