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3. 로마인들에 대한 찬사(1마카 8,1-16)

그즈음 유다 마카베오는 로마인들의 명성을 들었다. 그들은 대단히 강력하면서도, 저희 편에 서는 이들은 누구에게나 호의를 베풀고, 저희에게 다가오는 이들은 그 어느 누구와도 우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로마는 자기에게 아직 완전히 굴종하지 않는 왕국들을 약화시키려고, 그들에게 대항하는 그 반란 세력들을 기꺼이 지원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누가 보아도 정말 대단히 강하다는 것이었다. 유다는 또 그들이 갈리아인들과 용감하게 싸워 그들을 정복하고 조공을 바치게 하였으며, 에스파냐 지방에서 그곳의 은광과 금광을 점령하려고 싸웠다는 이야기도 주위에서 여러 번이나 들었다.

사실 로마와 갈리아인들과의 싸움은 기원전 2세기 로마가 북 이탈리아 지방을 정복한 사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에스파냐 지방의 주요 귀금속의 탄광 점령 내용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기원전 218-206년에 벌인 원정을 말한다. 그렇게 로마인들은 그 지방이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계획대로 끈기 있게 그곳을 모두 장악하였다. 그리고 세상 끝에서 쳐들어온 임금들을 무찌르고 그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다른 임금들은 그들에게 해마다 조공을 바쳤다.

그들은 또 키팀 임금 필리포스와 페르세우스를 비롯하여 자기들에게 반항하는 자들과 싸워서 그들을 무너뜨리고 정복하였다. 그리고 코끼리 백이십 마리와 기병대와 병거대와 막강한 군대를 이끌고 그들과 싸우러 온 아시아 임금 대안티오코스도 쳐부수었다. 이렇게 기원전 189년 소아시아 서쪽의 마그네시아에서 로마에 패배한 안티오코스 3세는 자기에게 불리한 아파메아 평화 조약에 서명해야만 했다. 로마인들은 안티오코스를 사로잡아 그와 그의 뒤를 잇는 임금들이 많은 조공과 인질을 바치게 하였다.

그뿐 아니라 인도, 메디아, 리디아 등 가장 좋은 지방을 안티오코스에게서 빼앗아 에우메네스 임금에게 주었다. 이는 당시 페르가몬의 임금 에우메네스 2세의 기병대는 로마의 승리에 큰 공헌을 하였기 때문에 그 보상으로 이 땅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되자 그리스인들이 가서 그들을 멸망시키려고 작정하였는데, 로마인들이 그 일을 알고 장수 하나를 그곳에 보내어 그리스인들과 싸우게 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그리스인들이 부상을 입고 쓰러졌으며, 그들의 아내와 자식들은 포로로 잡혀갔다.

그렇게 로마인들은 그들을 약탈하고 그 땅을 정복하여 요새들을 부수어 버렸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그들을 노예로 부리고 있다. 로마인들은 자기들에게 대항하는 그 밖의 나라와 섬들도 모두 멸망시키고 그 주민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그러나 자기들의 벗들이나 자기들에게 의지하는 이들과는 그들 나름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였다. 로마인들이 이렇게 멀고 가까운 곳의 임금들을 정복하니, 그들의 이름을 듣는 이는 누구나 그들을 두려워하였다. 그들이 도와서 임금으로 만들려고 작정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임금이 되었고, 그들이 작정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물러나게 되었다.

이렇듯 그들의 위세가 드높았다. 그럼에도 로마인들은 아무도 왕관을 쓰지 않고, 위엄 있게 보이려고 자주색 천을 두르지 않았다. 그들은 원로원을 세워, 삼백이십 명의 의원들이 날마다 백성의 문제를 끊임없이 논의하여 잘 다스리게 하였다. 아무튼 여기서 마카베오기 저자는 당시 시대의 이상에 더 가까운 로마의 진취적 사고방식을 근동의 전제주의에 대립시킨다. 로마인들은 또 해마다 한 사람을 뽑아 백성을 다스리고 온 나라를 통치하게 하였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두 명의 집정관에게 권한이 주어졌다. 이처럼 로마의 백성은 모두 그 집정관의 말을 잘 듣고, 그들 가운데에는 아무런 시기나 질투가 없었다.

이렇게 유다 마카베오는 로마인들의 명성을 도처에서 들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24. 로마와 우호 동맹’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