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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12 조회수1,192 추천수5 반대(0)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을 유산이라고 합니다. 자식은 그것을 상속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습니다. 유산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 부동산, 보석과 같은 것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유산을 물려받기를 원합니다. 그 눈에 보이는 유산 때문에 때로는 가족들끼리 다투기도 하고, 법정으로 가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집안의 가풍과 가훈입니다. 명망 있는 집안은 눈에 보이는 유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풍과 가훈을 유산으로 물려줍니다. 그런 가풍과 가훈이 있다면 고난이 다가와도, 시련이 다가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유산은 배고픈 자녀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물고기가 떨어지면 곧 다시 배고프기 마련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산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그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배가 고프면 바다에 나가서 그물을 던지면 언제든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눈에 보이는 유산은 물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산은 넘치도록 물려주셨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는 신앙을 물려 주셨습니다.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물려 주셨습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신학교에서 학장으로 재직 중인 동창신부님이 보스턴에 모임이 있어서 왔다가 잠시 제가 있는 뉴욕으로 왔습니다. 몇 년 만에 동창 신부님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뉴욕으로 오기 전에 성소국장으로 5년간 있었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성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성소국은 예비 신학생들이 신학교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신학교는 성소국에서 보낸 예비 신학생들을 선발하여 사제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을 하였습니다.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생들은 서품식을 통해서 사제가 되어 교구에 소속이 됩니다. 성소국과 신학교는 사제를 양성하는 두 개의 날개와 같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사제성소가 줄어들고 있다고 걱정하였습니다. 이는 서울뿐만이 아니라 다른 교구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 사제성소가 급감한 유럽과 미국 교회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저 출산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감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유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산보다는 눈에 보이는 유산을 물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앙의 선조들은 눈에 보이는 유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산을 물려주려고 하였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신앙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도에 충실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삶입니다. 자녀들의 결혼도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였습니다. 혼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시는 거룩한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배우자가 신앙이 없으면 교리를 받아 세례를 받은 후에 혼인하도록 하였습니다. 그것이 학력과 능력 그리고 재산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심이 깊고, 똘똘한 자녀가 있으면 성직자와 수도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께 좋은 것을 제물로 바치듯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가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서 봉사 할 수 있도록 기도하였습니다. 교우들은 함께 모여서 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교우촌이 되었습니다. 이름은 세례명을 불렀습니다. 교회의 전례가 있으면 옷을 단정하게 입고 모두들 성당으로 갔습니다. 신앙은 곧 삶이며, 신앙은 곧 생활이었습니다. 좋은 땅에서 많은 열매가 맺듯이, 교우촌에서는 많은 성소자가 나왔습니다. 성소자가 나오면 가족들과 교우들은 성소자들을 위해서 더욱 기도하였습니다. 성직자와 수도자는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면 하느님나라에서 멀어진다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그런 분이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입니다. 그런 분이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입니다.

 

자녀들에게 근심과 걱정 그리고 불평과 불만을 물려주면 안 되겠습니다.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전에 하느님의 자녀로서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신앙의 진리를 먼저 물려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잘못한 것이 있다면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법과 계명을 충실히 지키는 것입니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사명대사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면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마라. 지금 내가 가는 그 길이 뒷사람에게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금 내가 가는 그 길이 뒷사람들에게, 자녀들에게 신앙의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정성을 다해서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진실하게 지키면, 그는 의로운 사람이니 반드시 살 것이다. 회개하여라. 너희의 모든 죄악에서 돌아서라. 그렇게 하여 죄가 너희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여라. 너희는 회개하고 살아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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