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18 조회수1,454 추천수7 반대(0)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에 신부님들과 식사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로마에서 유학 중인 청주교구 신부님이 뉴욕에 왔습니다. 마음이 통해서 몇몇 신부님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모임 날이 되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 오는 신부님들이 있었습니다. 모임의 동기를 주었던 청주교구 신부님은 한국에 계시는 가족의 장례 때문에 한국으로 갔습니다. 갑자기 면담 요청이 온 신부님은 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름행사로 피로가 겹친 신부님은 다음 기회에 참석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섯 명이 모여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다들 이유가 있어서 두 명이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명이 대화하면 주제가 다양한 면이 있지만 진지한 대화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후배 신부님과 둘이서 이야기를 하니 가족이야기, 여행이야기, 미국생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후배 신부님은 제게 두 가지의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노후에 대한 질문입니다. 미국에서 사제들은 알아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 본당에서 사목하는 신부님은 아직은 젊지만 노후에 대해서 어찌 해야 할지 궁금했다고 합니다. 저는 31년 사제생활을 하였고, 앞으로 한 텀이 지나면 원로사목자가 될 것입니다. 제가 속한 교구에서는 원로사목자들에게 공동숙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미사예물도 지원해주고, 국가에서 연금이 나오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 노후를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시간관리와 건강관리 그리고 영적인 생활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목의 현장에서 떠나면 개인의 시간이 많아질 것입니다. 악기를 배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적당한 취미와 봉사의 시간을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적당한 운동, 규칙적인 식사,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관리에 좋을 것 같습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로 하루를 열고 기도로 하루를 마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강론에 대한 질문입니다. 매일 저의 강론을 인터넷을 통해서 읽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성당에서 영어로 강론을 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강론 준비가 늘 숙제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신학교에서 설교학을 가르쳤습니다. 저는 신학생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강론의 주된 재료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말씀을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말씀에 소홀한 강론은 좋은 이야기는 될 수 있지만 참된 강론은 될 수 없습니다. ‘시대의 표징입니다. 말씀은 변함이 없지만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과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좋은 의사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료를 시작합니다. ‘입니다. 말씀을 강론한 대로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도하라고 하면서 기도하지 않으면, 남을 도우라고 하면서 욕심을 채우려한다면 예수님께서 책망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가 될 것입니다. 삶이 함께하지 않는 강론은 속빈 강정이 될 것입니다. ‘기도입니다. 기도는 샘이 깊은 물과 같고,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기도는 좋은 강론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둘이라서 단출했지만 둘이라서 영적인 대화를 더 많이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후배 신부님도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후배의 질문에 저보다 더 현명한 대답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사랑은 관념이 아니고 사랑은 실천이며, 사랑은 삶입니다.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 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그제야 너희는 나, 주님은 말하고 그대로 실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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