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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21 조회수1,211 추천수6 반대(0)

산보하면서 강의 듣는 것은 하루를 지내는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역사 이야기를 듣기도하고, 문학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현재 일어나는 사건의 심층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현대인들에게 가치와 의미를 잃어가는 종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고 이끌어갔는데 요즘은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종교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는 기존의 종교 패러다임은 현대인들을 종교로 끌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가르침과 제도 역시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는 탈종교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아예 종교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주류를 이루던 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성소자의 감소와 냉담자의 증가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주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스 큉은 하나의 종교만 아는 것은 진정으로 종교를 아는 것이 아니다. 이웃의 종교를 이해하고 대화해야 한다. 이웃의 종교와 대화하지 않으면 평화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종교의 순기능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줍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줍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잘못한 이를 용서하면서 평화를 얻습니다. 하늘나라와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은 허무할 수 있는 인생을 가치 있게 해주고, 삶의 목적을 갖게 해 줍니다. 그러나 종교의 역기능도 있어왔습니다. 특히 종교와 권력이 하나가 될 때는 권위와 폭력이 생겼습니다. 이방인과 다른 종교를 신의 이름으로 탄압하고 죽이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도 교회가 역사와 이웃에게 잘못했던 일을 겸허하게 사과했고, 용서를 청했습니다. 캐나다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잘못했던 것을 사과하고 용서를 청했습니다.

 

인간을 다른 생명과 구별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성이 있고,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와 글을 사용합니다. 인간을 다른 생명과 구별하는 또 다른 특징은 종교입니다. 인간은 종교를 갖고, 종교생활을 하는 생명입니다. 다른 생명은 신화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종교란 궁극의 실재를 믿고, 그것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입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믿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헌신한다면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이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서 살고 있습니다. 이념, 사상, 신념을 위해서 헌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를 위해서 헌신한다면 그것이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는 그것을 통해서 변화(Transformation)' 되는 것입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오면 엄청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게 된다면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문제의 해결을 종교에서 찾지 않습니다. 검색의 시대라고 할 만큼 문제의 해결은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찾습니다. 아픈 사람은 종교에 의탁하지 않고 병원으로 갑니다.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은 종교에 의탁하지 않고 정부의 시스템에 의존합니다. 정부는 다양한 사회보장 제도를 통해서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목말라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물질로 채울 수 없는 영적인 갈망입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구호는 영적으로 메마른 현대인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될 수 없습니다. 천국은 눈에 보이지 않고, 지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금, 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국과 지옥보다는 변화되는 삶의 의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위선과 가식 속에 거짓된 나를 보기 보다는 진리를 탐구하는 참된 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종교가 현대인들의 영적인 갈망과 갈증에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종교를 찾을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합니다. 종교가 기존의 틀을 벗어버리고 심층종교로 변화된다면 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어릴 때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산타클로스는 나를 사랑하는 부모님이었고, 부모님께서 선물을 주셨다는 것을 압니다. 산타클로스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는 것이 산타클로스 이야기의 가르침입니다. 이제 더 시간이 흐르면 부모님의 사랑은 나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산타클로스의 의미는 가난한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모님을 공경합니다. 승천하셨음을 믿고,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믿고, 평생 동정이셨음을 믿고, 하늘의 어머니임을 믿습니다. 그러한 믿음은 성모님께서 참된 신앙인이었음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는 신앙인이었음을 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참고 인내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가난한 이를 위로해 주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렸던 성모님의 신앙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변화되지 못하고, 남들도 변화되지 못하도록 하는 종교인을 이야기하십니다.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가 변화되지 못하고, 변화된 삶을 살지 못한다면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변화와 쇄신되지 못하는 종교는 참된 깨달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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