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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모니카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26 조회수1,353 추천수9 반대(0)

젊은 나이에 하느님의 품으로 간 젊은이의 장례미사에 꼭 가고 싶었습니다. 오후 3시에 연도가 있고, 330분에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오후 3시에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약속이 있었습니다. 2시에 갔더니 다행히 예약시간이 아닌데도 서류를 받아 주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일이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미리미리 일을 하는 저의 성격 때문에 장례미사엘 갈 수 있었습니다. 장례미사를 하는 동안 아들을 하느님의 품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신앙으로는 더 이상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없는 하느님의 품으로 갔음을 믿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슬픔에 괴로워하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성당을 가득 메운 교우들과 함께한 사제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에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그러기에 순간을 살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달란트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동안 달란트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능력을 존중하고, 업적에 따른 보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세상이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는 고객을 많이 유치한 직원에게 특별 수당을 주기도하고, 휴가를 보내 주기도 합니다. 회상에 공헌을 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직원에게는 진급을 시켜주기도 하고, 특별 포상금을 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회사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능력과 업적을 세상의 기준으로 보상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성당을 많이 신축한 사제라고 특별 수당을 주는 경우가 없습니다. 선교를 많이 해서 세례를 많이 주었다고 더 큰 성당으로 보내는 경우도 없습니다. 수도자들은 장상을 했었지만 다시 평회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능력과 업적이 있다고 해서 특별한 보상이나 특혜를 주는 경우가 없습니다.

 

오늘 문득, 달란트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의 길이는 우리가 정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는 100세까지 장수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한참 일 할 나이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불의의 사고로 일찍 하느님의 품으로 가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닙니다. 오래 살았다고 하느님의 품으로 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일찍 죽었다고 하느님께 가지 못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25년을 살았지만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유대철 베드로는 13년을 살았지만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의 길이가 아닙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채워 넣느냐 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을 채워 넣어서는 하느님께 갈 수 없습니다. 원망, 불신, 탐욕을 채워서는 하느님께 갈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겸손, 순명, 청빈입니다. 희생, 자선, 기도입니다. 이런 것들을 채워 넣는다면 짧은 삶이었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입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속된 기준으로 보아 지혜로운 이가 많지 않았고 유력한 이도 많지 않았으며 가문이 좋은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며 나는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채우려 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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