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05 조회수1,077 추천수8 반대(0)

이민자들은 떠나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같기 때문입니다. 함께 모여 살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인, 중국인,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만들곤 합니다. 제가 있는 뉴욕의 플러싱은 한국과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거리를 걸으면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간판도 한국말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한국 음식점도 많습니다. 성서를 보면 인류의 역사는 이민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지어서 정든 땅 에덴동산을 떠나야 했습니다. 인류 최초의 이민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고향 땅을 떠나서 낯선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그런 아브라함에게 하느님께서는 땅과 후손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야곱과 가족들은 가뭄을 피해서 이집트로 떠났습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이집트에서 성공하여 높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을 지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께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나라를 잃어버린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빌론으로 끌려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빌론에서 지내면서 깊이 성찰하였습니다. 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그곳이 에덴동산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그곳이 삭막한 광야여도 좋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그곳이 낯선 바빌론 땅이어도 좋습니다.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던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구에서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지난 830일에 119명의 사제들이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12명의 사도들을 선택하셨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주신 것처럼 교구장님께서는 119명의 사제들에게 새로운 곳에서 복음을 전하도록 하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왜 차라리 불의를 그냥 받아들이지 습니까? 왜 차라리 그냥 속아 주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이 씻겼습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되었고 또 의롭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과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해졌다면 그래서 거룩하게 되었고, 의롭게 되었다면 장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시기하고, 모략한다면 아무리 좋은 땅에 있어도 그곳에서는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날 수 없습니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왔고,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독립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끄을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서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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