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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연중 제24주일)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작성자김종업로마노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11 조회수975 추천수1 반대(0) 신고

 

 

 

생명의 말씀(2022년 9월 11(다해 연중 제24주일)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너였다가너였다가너일 것이었다가

 

중요한 물건이 보이지 않아 간절히 찾았던 경험,

만나야할 누군가가 나타나지 않아 애타게 기다렸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마침내 발견하게 되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감정에 빠지기도 했을 테지요.

이를 떠올리다 보면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중간에 이런 시구가 있습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내가 이미 와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너였다가너였다가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간절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오늘의 복음은 이렇게 우리를 간절히 찾고 계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려주는 비유입니다.

이 비유의 중심에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그 양을 고생하며 찾고 기뻐할 리 없습니다.

긴 복음의 돌아온 탕자 비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기다리지 않았다면 그를 너그럽게 용서할 수 없었겠지요.

당시 유다 민족은 주로 유목 생활을 하는 백성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의 땅은 목초지가 별로 없었고,

있다고 하더라도 평지가 아닌 가파른 벼랑과 사막으로 둘러싸인 고원 지대였지요.

 

한편양은 굉장히 시력이 좋지 않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물건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이며그래서 그런지 겁이 많고 우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이목자를 잃고 헤매다 보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밖에요.

그러므로 가파른 벼랑을 살피며 잃은 양을 찾는 목자의 마음은 불안하고 간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양이 발을 헛디디지는 않았을지,

어디서 추위에 떨며 어둠을 헤매고 있을지 노심초사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양을 찾게 된 순간의 환희와 기쁨을 상상해 보세요.

다른 양들이 덜 소중해서가 아니라되찾은 한 마리의 무사함이 목자에게 크나큰 기쁨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죄를 지은 우리를 살펴보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길을 잃어버린 어린양처럼 다른 곳을 향해 나아가곤 하지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여러 미련과 불신으로,

당장의 즐거움에 대한 욕망으로주변 환경에 대한 원망으로,

타인에 대한 미움으로 가까운 것을 보지 못하고 어둠에 갇혀 헤매곤 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주님이 이러한 우리를 간절히 찾으며 기다리고 계심을 알려주십니다.

이 중심에는 우리를 향한 간절한 기다림이 있습니다.

이번 한 주,

여러 가지 유혹들을 마주할 때마다 길 잃은 우리를 찾아 헤매는 하느님의 마음을 떠올려보면 어떨지요.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찾으며 속삭이고 계실지 모릅니다.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너였다가너일 것이었다가.”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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