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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 현양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13 조회수1,552 추천수5 반대(0)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 멀리 서쪽 인도에서 달마스님이 왔습니다. 달마 조사는 527년 남인도에서 당나라 낙양에 도착하여 소림사에서 9년 동안 면벽 수도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제자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 동쪽으로 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때 달마는 뜰 앞의 잣나무고 했습니다. 이는 한 꽃에 다섯 잎이 피어서 결과는 저절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처님의 뜻을 전하고자 왔으며, 부처님의 뜻으로 중생이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라고 하였습니다. 인도에서 시작한 불교는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해 질 수 있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제자들에 의해서 유럽으로 전해진 그리스도교가 서구 문화의 원류가 되었던 것처럼 동아시아 문화의 원류가 되었습니다. 삶의 고뇌와 번민을 끊어버리고 깨달음을 얻는 것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이며, 모든 중생들이 걸어야 할 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땅에서 울부짖는 이스라엘 백성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모세와 함께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기로 하셨습니다. 그러나 약속의 땅으로 가기 전에 정화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정화의 시간이 광야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하느님께로부터 십계명을 받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정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의 생활을 잊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대신에 다시금 우상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떠난 이유를 망각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에게 부탁하였습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구리뱀을 만들었습니다. 구리뱀을 본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떠난 이유를 깨달았고, 다시금 약속의 땅을 향해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냈고, 외아들을 믿는 사람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외아들인 예수님께서는 왜 이 세상에 오셨는지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지 않고 외아들을 통해서 구원을 받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모세가 높이 들었던 구리뱀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난 이유를 알게 하였듯이,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하느님나라로 인도하기 위한 표징입니다.

 

오늘 교회는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냅니다. 십자가는 고통과 형벌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면서 십자가는 구원과 부활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고,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사제는 미사의 정점인 성찬의 전례에서 이렇게 선포합니다. “신앙의 신비여!” 교우들은 사제의 선포에 이렇게 응답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으심을 전하며 부활을 굳게 믿나이다.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 영원히 경배 받으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에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의 정점에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십자가 없는 구원은 씨 뿌리지 않고 열매 맺으려는 욕심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사막의 신기루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과 형벌의 도구인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십자가의 수직면은 하느님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의 수평면은 사람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사람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축일을 지내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갈 수 있도록 용기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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