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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20 조회수779 추천수2 반대(0) 신고

220920.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 천주교회의 103위 성인대축일입니다.
 
1784년 이승훈이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후부터 1886년에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기까지, 약 100년 동안에 1만여 명의 순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11위의 성직자와 92위의 평신도, 모두 103위께서 1984년 5월 6일에 시성되셨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성인품에 오르지 않은 모든 순교자들을 포함하여 기념하는 날입니자.
 
사실, 순교자들이 살았던 그 당시의 법은 부정부패와 약자에 대한 횡포를 방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조장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질서, 곧 정의와 자비와 사랑에 대한 가르침은 그 당시의 인간과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부조리를 한 순간에 걷어내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주는 일이었으며, 진정한 사회개혁운동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는 말합니다.
 
“순교자의 피는 악마들을 묶어버리는 쇠사슬이며 악마의 목덜미를 조이는 족쇄이다”

오늘 <제1독서>는 의인들이 비록 세상에서 고통을 당하더라도 하느님과 함께 사랑 속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하며, <제2독서>는 세상의 어떠한 세력도 예수 그리스도 사건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랑의 대헌장”을 들려줍니다.
 
이는 순교의 본질이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에 있음을 밝혀줍니다. 우리의 순교자들은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 믿음을 굽히지 않고, 모진 형벌을 당하고,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분들은 죽음을 넘어 하느님을 향해 떠나갔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교부 떼르뚤리아누스가 말한대로, “순교는 믿는 이들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랑은 고통을 당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사랑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곧 하느님 사랑은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랑하시고 고통을 통하여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위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계시고, 우리 앞에 서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다는 것을, 또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우리를 동행하시며, 고통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면서 사랑하기를 가르쳐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선조들이 걸은 이 “순교”의 길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 할지라도, 바로 오늘날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오륵 <복음>에 말슴하신 것처럼,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루카 9,23) 예수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의 순교와 희생의 삶이 일회적이 아닌 연속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순교는 매일의 삶 속에 벌어지는 지속적인 사건이요, “참된 삶은 긴 순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하느님을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봉헌하고 자신의 뜻을 바치는 백색순교와 진리와 이웃을 위해 매일의 삶 안에서 자신을 나누는 봉사와 사랑의 녹색순교로 죽음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본회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르는 것은 죽음에로 부르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순교정신을 되살려 “순교”(martyr;증거)라는 말 뜻 그대로, 우리의 삶의 현장이 신앙을 증거 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루카 9,23)
 
주님!
제 자신을 버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을 갑니다.
제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권능을 믿는 일
제 자신이 아니라, 당신께 신뢰를 두는 일

이토록 제 자신을 바치는 일, 그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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