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예언서 입문[2/2](이사 1,1-말라 3,24)

사실 예언서 발간이 유배와 유배 시대 이후 이루어진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예루살렘 성전과 함께 왕정 제도와 같은 제도들이 사라지자, 이스라엘 공동체는 종교 의식의 권위 있는 규범으로서 기록된 문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래서 예언자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예언자들의 말씀은 여러 갈래로 정리되었다. 많은 예언서에서 수신과 발신인을 명기한 작은 단위의 모음들이 발견된다는 사실 자체가 재구성을 확인시킨다. 사실 이 작업에는 두 가지 실질적인 원칙이 중시되었다.

사람들은 우선 ‘연대순’에 따라 예언자들의 말씀을 규합하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과 이민족들에 대한 심판을 예고했던 신탁들을, 다른 한편으로는 구원의 약속을 담고 있던 신탁들을 ‘체계적인’ 규합이었다. 그렇지만 연대순과 체계화라는 목적을 조화롭게 이루어 낸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이 두 가지 원칙의 적용은 줄곧 혼란 속에 빠뜨려 자주 당황케 하였다. 그리고 이 수수께끼들은 갈수록 말끔히 해결하지 못해 더욱 두드러지기만 하였다.

예를 들어 이사야서에서 1─39장과 전혀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40장 이후의 본문은, 복구와 구원은 하느님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 더군다나 이 이사야서가 예언서의 첫머리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기원전 8세기의 예언자 이사야를 저자로 하는 신탁들과(이사 1─39), 유배로부터의 귀환 시대에 관련된 또 다른 신탁들을(이사 40─66) 규합하고 있다는 사실로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이사야서는 호세아에서 말라키서까지 망라되는 ‘열두 소예언서’의 예언자들이 활동한 기간 전체를 정확하게 포괄하고 있었다.

곧 예언자 호세아는 이사야처럼 아시리아 지배 시기에 활동하였고, 소예언의 마지막 세 예언자 하까이와 즈카르야와 말라키의 신탁들은 이사야서 40장 이하처럼 페르시아 초기에 발설되었다. 칠십인역을 통해 전해진 바룩서는 예루살렘 출신 유다인들에게 참회 예식을 거행하도록 격려하는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기록이다. 또한 문학 유형상 독특한 다니엘서는 유배 시대에 활동하던 어떤 예언자의 작품으로 제시되나, 실은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의 종교 박해에 직면해서 이를 극복하도록 신앙의 모범을 제공하고자 탄생한 작품이다.

이렇게 여러 예언서들이 연대순과 체계화로 구분되면서, 참된 예언 말씀은 문서를 매개로 할 때에 비로소 강력한 메시지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확인되었다. 그리하여 율법 학자들이 예언 전승의 수호자가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애가는 히브리 말 성경에서 룻기, 아가, 코헬렛, 에스테르기와 함께 ‘축제 오경’을 이루면서 예루살렘 함락을 애도할 때에 읽혔다. 이 애가의 칠십인역은 유다인들의 어떤 전통에 따라 예언자 예레미야의 작품으로 전한다. 이는 예레미야가 유다의 임금 요시야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가를 지었다고 전하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아무튼 예언서의 배치는 히브리 말 성경이나 그리스 말인 칠십인역 성경, 대중 라티말의 불가타 성경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한국어 성경은 불가타 성경에 따라 복음서 앞으로 대 예언서 6, 소 예언서 12순으로 배치하였다. 사실 이스라엘에는 수많은 예언직을 수행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떤 경로든 하느님과 통교를 맺었다. 그렇지만 예언서와 관련 있는 예언자들은 주로 위기의 이스라엘 때에 활동한 이들이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정통 예언자’라 칭한다.

66개 장으로 엮은 모음집인 이사야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 글들이 모두 동일한 시대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3. 이사야 입문[1/5] - 이사야서의 형성 과정’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