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이사야 입문[2/5] - 예언자 이사야(이사 1,1-66,24)

이사야서가 예언서들의 총합이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이 사실은 이사야가 생애 중에 그리고 사후에 백성의 기억 속에 남아 수행한 그의 실제적 역할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 비범한 인물은 기원전 740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예언자로서 부르심을 받아, 그의 활동은 적어도 40년이나 전개된다. 그가 역사의 무대 위로 등장한 때는, 아자르야라고 불리기도 한 우찌야 임금의(2열왕 15,1-7 참조) 오랜 치세 아래 유다가 누렸던 번영의 시대와 일치한다.

이사야가 정치 활동의 전면에 나타난 것은 아하즈 임금 치세 초기의 일이다(2열왕 16,1-20). 당시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의 세력에 대항하려고 시도하는 반면, 유다의 아하즈는 자진 아시리아 임금의 보호가 최선의 방안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아시리아 임금에게 징벌군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실패한다. 이 당시 이사야는 자의든 타의든 십여 년 동안을 공적인 생활에서 물러나 아시리아 세력의 확장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기원전 716년 히즈키야 임금이 아하즈를 계승할 때(2열왕 18─20), 이사야는 다시금 정치 무대의 전면에 나타난다.

그러나 새 임금은 주님께 충실하면서도, 국정에서는 예언자의 조언을 조금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사야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근 민족들과 동맹하는 것을 반대한다. 어떠한 당위성이 있더라도 연합 전선의 구축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기회주의에 대항하여 이사야는 주님에 대한 충실성을 요구한다. 그는 바로 이 하느님에게 반항하는 교만에 대한 벌을 아시리아가 받을 것임을 일러준다. 기원전 701년에 예루살렘을 포위한 아시리아의 산헤립이 퇴각하는데, 이렇게 이미 이사야 예언자가 예고했던 이 사건은 분명히 그의 권위를 높여 주었다.

이사야를 왕족이라고 추측하는 여지가 있지만, 그의 권위는 예언자로서 그의 사명에서 유래한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조언을 청하지만, 소수만 그를 따랐다. 곧 사제와 예언자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으며, 심지어 야유까지 퍼부었다. 이사야서의 머리글에(1,1) 따르면 그는 박해자 므나쎄 때는 이미 살고 있지 않은 것이 확실하지만, 그의 근본적인 자질 곧 그의 권위와 고귀함, 또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자기 민족에 대한 그 열정만은 여러 언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불필요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이사야서에서 평범하고 장황하게 표현된 일정한 문장들을 예언자 자신의 말과 구분할 수 있게 해 준다. 언어가 표현의 능력만이 아니라 창조력을 지니고 있다면, 성경에서 그 대표적인 예증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사야서이다. 예언자의 선포 내용은 그의 사람됨, 그리고 그가 자기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파견된 당시의 정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사야는 항상 정해진 규칙 안에서만 그 상황을 위해서 말하는데, 그의 자세는 자신이 체험한 것에 결정되고 우리는 그것을 메시지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이사야에게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이시다. 그가 즐겨 말하는 하느님의 뜻은 감추어져 계신 하느님의 것으로서, 지혜롭기로 이름난 그 어떤 것보다도 항상 더 슬기로운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이사야가 항상 자기 민족에게 항구한 신앙 자세를 촉구했던 표현들 안에 내포되어 있다. 그에게는 다윗의 전통이 뿌리박고 있었으며, 왕국의 계승이 중단되리라 예견하면서도 그에게 미래의 이상적인 임금은 늘 다윗 자손뿐이었다. 그의 메시아사상은 왕국 중심의 메시아사상이다. 그가 갱신하려는 전통은 모든 민족이 모여들 세계의 중심인 예루살렘이 재건되는 것이다.

제2이사야는 예언자의 시대와 그의 활동에 관한 것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5. 이사야 입문[3/5] - 제2이사야서’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