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04 조회수1,257 추천수9 반대(0)

중국의 통일을 이룬 최초의 황제는 진시황제입니다. 진시황제는 능력이 있다면, 재능이 있다면 나라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간첩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진나라의 대신들은 이를 기회로 외국에서 온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라고 상소를 냈습니다. 진시황제는 신하들의 상소를 받아들여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나가라는 법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때 진시황제의 책사였던 이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상소를 냈습니다. 상소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넓은 바다는 강물을 가려서 받지 않습니다. 태산은 흙을 가려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넓은 바다는 모든 강물을 다 받아들여야 비로소 바다가 됩니다. 태산은 모든 흙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태산이 되는 겁니다.” 진시황제는 책사 이사의 상소를 받아들였고, 외국에서 온 사람은 모두 나가야 한다는 법령을 철회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중국을 통일한 최초의 황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물 속에 있는 개구리는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나의 종교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다른 종교를 배척한다면 우물 안의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는 시작은 달랐겠지만 시간과 공간이라는 에서 서로 석물리는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유대교는 바빌로니아 유배시대에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신학과 제도는 그리스의 철학과 로마의 제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불교는 인도의 힌두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중국의 사상과 철학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슬람교는 유대교에 뿌리를 두었고,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제도를 수용했으며 이슬람 특유의 신정일치의 제도를 만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들 종교들은 모두가 우물 밖으로 나왔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갔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초대 교회 공동체가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유대교의 전통과 율법에 머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예수님의 복음은, 하느님 나라는 유대인들에게만 선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베드로가 할례 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듯이, 내가 할례 받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은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전해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메마른 대지에 골고루 내리듯이, 햇빛은 그늘진 곳에 골고루 비추듯이 복음은 진리에 목마른 이들에게 골고루 전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요? 나만의 종교에서 벗어나 이웃한 종교와 화합하고 평화를 도모하는 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나의 욕심과 나의 뜻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삶을 사는 길을 오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주님의 기도의 삶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