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8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08 조회수1,124 추천수8 반대(0)

대화 중에 언제가 가장 행복했는지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감사할 일이고, 아직까지 건강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주어진 일이 있는 것에도 감사를 드리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질문을 받은 후에 행복했던 때를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에 합격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10년간의 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사제서품을 받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8년간의 보좌신부를 마치고 처음으로 본당신부가 되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부모님을 위해서 작은 집을 마련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돌아보면 주로 제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졌을 때였습니다. 이런 말을 들었던 때가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3시간이 행복하고, 쇼핑을 하면 3일이 행복하고, 결혼하면 3년이 행복합니다.” 행복에도 유효기간이 있고, 행복에도 여운의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채울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살면서 원하지 않는 것들을 만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고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 나의 마음과 다른 나의 행동 때문에 오는 고통이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이 가득한 세상에서 유효기간이 없는 참된 행복을 이야기하신 분이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참된 진리를 알게 되는 행복을 이야기하신 분이 있습니다. 이 행복은 누가 가져갈 수 있는 행복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 있는 행복도 아닙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행복입니다. 가난해도, 병들었어도, 죽음의 강을 건널지라도 느낄 수 있는 행복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욕심이 없는 사람은 행복에 가까이 있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님 때문에 그리고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도 행복합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서말씀은 행복의 조건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감사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은 요르단 강에 몸을 일곱 번 담갔습니다. 그리고 나병이 치유되어 몸이 깨끗해졌습니다.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감사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나아만이 행복한 것은 나병이 치유된 것만은 아닙니다. 나아만의 이야기가 성서에 기록된 것은 나병이 치유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아만이 엘리사를 통해서 자비를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10명의 나병환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병환자들은 예수님께 자비를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10명의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드린 것처럼 10명 중에 1명이 예수님을 찾아가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깨끗하게 치유된 10명의 나병환자가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치유된 것을 감사드리면서 예수님을 찾아갔던 1명의 나병환자가 행복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참된 행복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그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복음입니다. 이 복음을 위하여 나는 죄인처럼 감옥에 갇히는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감옥에 갇혔을지라도, 박해를 받아 매를 맞을지라도, 죽음의 강을 건널지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언제나 감사하십시오. 늘 기뻐하십시오. 항상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감사의 배를 타고 기도의 노를 저어 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행복이요, 언제나 기쁨이 가득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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