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 주일(전교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22 조회수790 추천수7 반대(0)

동창 신부님과 지내면서 같이 산보를 다녔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걸음이 빨랐고, 저는 약간 느렸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저의 걸음에 맞추어서 조금 느리게 걸었고, 저는 동창 신부님의 걸음에 맞추어서 조금 빨리 걸었습니다. 동창 신부님의 걸음에 맞추려고 했으면 저는 힘들었을 겁니다. 저의 걸음에 맞춰달라고 했으면 동창 신부님은 답답했을 겁니다. 캐나다에 있는 후배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작년에 교포사목으로 부임했다고 합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공동체가 많이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후배 신부님은 공동체를 위해서 매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강론도 열심히 준비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열정에 잘 따라주는 교우들도 있지만 교포 신자들의 사정을 모르고 너무 부담을 준다는 교우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3시간씩 긴 면담을 기꺼이 해 주는 신부님의 열정과 관심을 알아주는 교우들이 있고, 신부님도 교우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으니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방향으로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이인삼각 경기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발씩 줄로 묶고서 달리는 경기입니다. 한 사람이 빨리 가려고 하면 넘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늦게 달리는 사람과 호흡을 맞추어야 합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외아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셨고, 사람의 모습으로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 길을 알려 주셨습니다. 하느님과 사람과의 이인삼각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인삼각 경기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바라는 대로 상대방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기꺼이 용서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쁜 마음으로 지고 가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을지라도 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부부가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 하면 가정은 화목하기 마련입니다. 자녀들은 그런 부모에게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정치도 여당과 야당이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하면 국정이 원활하게 유지됩니다. 그런 정치인들이 있으면 국가는 발전하고, 국민은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교회도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들이 이인삼각 경기를 호흡을 맞추어서 잘 하면 하느님 나라가 시작됩니다. 그런 교회는 예수님 말씀처럼 30, 60, 100배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인삼각 경기가 흔들리는 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이 보여주었던 독선과 위선입니다. 그들이 보여주었던 교만과 욕심입니다.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티를 지적하는 어리석음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지우려고 하는 게으름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서 남들도 따르지 못하게 하는 그릇된 마음입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표징과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고가신 십자가와 죽음 그리고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고, 그분은 우리를 , , 죽음으로부터 구원해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봉사입니다. 예전에 체험사례를 발표하셨던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아직 신앙을 갖지 않았던 새댁에게 자주 찾아가서 살림살이의 요령을 알려주고, 바쁘면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하게 도움을 주니까, 결국 새댁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는, ‘열정입니다. 전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조금 선교를 하다가, 힘들면 포기해서는 선교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요셉 형제님은 냉담하는 분들의 주소를 찾았습니다. 매 주일 주보를 보내고, 이사를 가신 분들은 이사 간 주소로 주보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분의 노력으로 냉담 중인 많은 분들이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셋째는, ‘인내입니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선교를 하면, 결코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제가 알던 자매님은 결혼 생활 17년 동안 시부모님과 남편을 극진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 17주년 선물로 가져 온 것은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극진한 마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은 같은 신앙을 갖는 것이라고 하면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남편의 말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축복이 찾아 올 것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 이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응답을 합니다.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계셨는지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 장애인, 죄인, 이방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 사람들은 주님께 대접을 할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사람들에게 보답을 받으신 것도 없었습니다. 사제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신자들도 바로 주님께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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