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23 조회수915 추천수9 반대(0)

어릴 때 만화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잘 떠오르지 않지만 주제가는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황금박쥐, 요괴인간, 타이거 마스크는 지금도 노래가 기억납니다. 신학생 때는 여름 신앙학교가 있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율동을 가르치는데 만화영화의 주제가를 아이들의 율동에 사용했습니다. 노래가 경쾌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가사를 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화영화를 보지 않아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멜로디와 가사가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내 이름은 캔디입니다. 오늘은 그 가사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웃으면서 달려보자 푸른 들을/ 푸른 하늘 바라보며 노래하자/ 내 이름은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캔디/ 나 혼자 있으면 어쩐지 쓸쓸해지지만/ 그럴 땐 얘기를 나누자 거울 속의 나하고/ 웃어라 웃어라 웃어라 캔디야/ 울면은 바보다 캔디

 

교포 사목하는 후배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캔디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월에 눈이 오면서 시작되는 겨울은 4월에 눈이 모두 녹으면서 끝이 난다고 합니다. 긴 겨울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자동차도 사야하고, 아파트 랜트비도 내야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교포 사목은 본당에서 자동차를 제공하고, 사제관을 마련해 주는데 그곳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주방 일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것은 좋은데 본당 일을 도와 줄 사무장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처럼 차갑게 식어있는 공동체를 뜨겁게 달구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후배 신부님은 전혀 개의치 않고 기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긴 겨울도, 재정적인 열악함도 신부님의 열정 앞에는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매주 목요일에 성경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1시간 30분을 강의한다고 합니다. 저도 강의를 해 보았지만 매 주 강의를 준비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처음에는 강의를 듣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20명 이상이 강의를 듣는다고 합니다. 면담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달려가는 신부님의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함께 할 수 있는 교구 사제들이 있습니다. 한국 마트는 물론 한국 식당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주방을 도와주는 자매님도 있고, 저를 도와주는 직원도 있습니다. 차량도 회사에서 지원해 주고, 출장을 가면 항공권도 회사에서 지원해 줍니다. 문화생활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습니다. 뮤지컬도 보고, 영화도 보고, 미술관도 갈 수 있습니다. 겨울이 있지만 그리 길지도 않고, 매섭게 춥지도 않은 편입니다. 코로나도 끝이 보이니 이제 신문홍보를 다니면 재정적인 어려움도 해소 될 것입니다. 손님들도 자주 오니 타국에서의 외로움도 별로 없습니다. 어려울 때면 도움을 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교우들 중에는 회계사, 변호사, 의사, 약사 분들이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평과 불만은 후배 신부님과 비교하면 사치였습니다. 저 역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은 임기를 기쁘게 지내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18년 동안 몸이 굽어서 허리를 펼 수 없었던 여인의 고통을 아시고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 여인도 어쩌면 캔디와 같은 삶을 살았을 것 같습니다. 울지 않고, 웃으면서 고통을 이겨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만났을 것 같습니다. 그 여인에게 육체의 고통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구원받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우리들 또한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주어지는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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