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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28 조회수515 추천수2 반대(0) 신고

221028.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오늘은 사도 시몬과 유다(타대오)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열두 사도를 뽑으신 장면을 이렇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이는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를 시나이 산으로 불러올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산으로 불러올리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먼저 부르시어 뽑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러기에, 누가 뽑혔느냐보다 누가 뽑았는지가 그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결정짓습니다. 왜냐하면, ‘부른 이’가 누구인가에 따라, 응답한 이의 삶이 바꾸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이는 대통령이 부여한 일을 하며 대통령의 영광을 입은 것이고,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이는 하느님의 일을 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입은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시기에 앞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선발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그들이 사도로 뽑힐만한 충분한 조건들을 가진 자들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도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춘 거룩한 이들이었기에 뽑힌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뽑으셨기에 거룩한 사도들이 된 이들입니다. 그들은 이름 없는 무명인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뽑힌 후에도 여전히 특별한 내력을 전해주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성 유다와 시몬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도 시몬이 카나 출신으로 열혈당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뿐, 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도 유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단지 타대오, 곧 “용감한 자”라고 불렸다는 사실 뿐, 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마치, “사도”란 모름지기 ‘이름 없이 주님의 뜻을 위해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나 하듯이 말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모퉁이 돌이십니다,”(에페 2,20)

사실, 교회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둥이 건물을 지탱해주고 있다면, 그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이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초는 잘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마치 기초가 건물을 떠받들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듯이, 사도들을 아래에서 타인을 떠받들면서 교회를 지탱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대단히 겸손하지 않으면 튼튼한 기초가 될 수가 없고, 또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그 엄청난 무게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사도들를 뽑으신 다음,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군중들 속으로 들어가십니다. 그들은 세상에 녹아,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세상 안에서 그분의 뜻을 실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3)

주님!
하고 싶은 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라 하신 바를 행하고,
아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주신 바를 선포하는 겸손함을 주소서!
이름 없이도 사랑하고 드러나지 않아도 당신 뜻을 실행하며,
이 세상에 당신의 나라가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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