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06 조회수775 추천수9 반대(0)

뉴욕에 있는 신문사는 교구 신부님들의 사랑방과 같습니다. 안식년으로 여행을 오신 신부님, 유학 온 신부님, 한국에서 휴가 온 신부님들이 잠시 머물다 가곤합니다. 안식년 중인 신부님이 며칠 머물다 갔습니다. 신부님은 27년 전에 보좌신부님으로 퀸즈의 한인성당에 3년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본당 청년들과의 모임에 잠시 함께 하였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모습에서 2번 놀랐습니다. 하나는 기억력입니다. 저도 나름 기억력이 좋다고 자부하는데 신부님의 기억력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했습니다. 27년 전의 청년들 이름과 세례명을 거의 기억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름은 생각나지만 세례명은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얼굴은 생각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이름은 생각나는데 얼굴은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세심한 배려입니다. 서울 간 오빠가 동생을 위해서 작은 선물을 준비하듯이 신부님은 오랜만에 만나는 청년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을 준비하였습니다. 받는데 익숙해 있던 제게는 다소 생소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그렇게 반가운 것은 신부님과 청년들이 좋은 추억을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시 만나도 반가운 인연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상처와 아픔이 남는 만남도 있습니다. 기억력이 좋아도, 물질적인 보상이 있어도 소용이 없는 만남입니다. 그 이유는 품격과 자질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셨습니다. 왜 아팠는지, 언제부터 아팠는지 묻지 않으셨습니다. 따뜻한 사랑으로 자비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자신의 들보는 보지 않고 남의 작은 약점을 들춰내려는 태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기도를 하느님께서는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는 세리를 낮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세리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세리는 겸손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기 때문입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떠넘기려는 바리사이들의 행동을 나무라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 이들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원로는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하고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자녀들도 신자이어야 하고 방탕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아야 하며 순종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가르침을 받은 대로 진정한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전한 가르침으로 남을 격려할 수도 있고 반대자들을 꾸짖을 수도 있습니다.” 말과 행동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비난하고 평가하기 보다는 먼저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말과 행동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나에게 잘못한 이를 기쁜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인연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내가 이렇게 부르심을 받은 것은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의 믿음을 돕고 신앙에 따른 진리를 깨우쳐 주기 위한 것으로,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근거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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