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07 조회수884 추천수10 반대(0)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국에서 하던 일이나, 대학에서 배웠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미국에서도 뮤지컬을 공부했던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쳤지만 미국으로 이민 와서는 전공했던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남미에서 의류 사업을 하기도 했고, 핸드폰 대리점을 하기도 했고, 주유소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감사할 일은 그래도 아이들이 잘 자라주는 것이고, 성당에서 지휘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 분도 있습니다. 오히려 자기의 전공을 살리는 분도 보았습니다. 간호사로 미국에 와서 일을 하였지만 더 공부하여 의사가 된 분도 보았습니다. 감사할 일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아프리카와 남미로 의료 선교 활동을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도 미국에 와서 한국에서는 안 하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문을 만들고 홍보를 다니는 일입니다. 덤으로 한인 공동체의 미사를 도와주기도 하고, 동북부 엠이를 위해서 봉사하기도 합니다. 감사할 일은 아직 건강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일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가장 좋은 일은 보람이 있으면서 수입도 좋은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입도 좋은 일입니다. 그 다음에 좋은 일은 보람은 있지만 수입은 적은 일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수입은 적은 일입니다. 그래도 견딜만한 일은 보람은 적지만 수입이 괜찮은 일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일이지만 가족들 돌 볼 수 있을 만큼의 수입은 되는 일입니다. 가장 안 좋은 일은 보람도 없는데 수입도 적은 일입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생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신문사에서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어르신이 있습니다. 보수가 많지는 않지만 어르신께서는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주십니다. 자식들이 용돈을 드리고, 정부에서 연금도 나오지만 어르신은 가족을 돌보듯이 저와 신문사 직원을 위해서 아낌없이 도와주십니다. 제가 외부에 일이 있어서 식사를 못하면 조금 서운해 하십니다. 저도 부르클린 한인 성당 미사를 2년 째 다니고 있습니다. 미사를 봉헌하는 것을 좋아하고, 신자들과 함께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에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바오로 사도는 교회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대 자신을 모든 면에서 선행의 본보기로 보여 주십시오. 가르칠 때에는 고결하고 품위 있게 하고 트집 잡을 데가 없는 건전한 말을 하여, 적대자가 우리를 걸고 나쁘게 말할 것이 하나도 없어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며,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저는 바오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열심히 봉사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여름날에 성당에 와서 창문을 닫고, 하수구에 쌓인 오물을 꺼내는 형제님을 보았습니다. 아침 일찍 와서 큰 솥에 육수를 끓이고, 친교실 청소를 하는 자매님도 보았습니다. 미사가 끝나면 성당에 남아있는 주보를 정리하고, 화장실 청소를 즐겁게 하는 수녀님도 보았습니다. 교회가 아름다운 것은 이렇게 말없이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제인 저는 그분들의 신발 끝을 풀어드리기에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