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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08 조회수840 추천수9 반대(0)

저는 신학생 때 학생회 간부를 맞지는 않았지만 자치회장을 위한 지지연설2번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지지했던 후보가 자치회장이 되었고, 저는 덕분에 맛있는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그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톨릭의 장점은 질서이고, 프로테스탄트의 장점은 자유입니다. 가톨릭의 단점은 변화에 쉽게 대응하기 힘들고, 프로테스탄트의 단점은 구심점이 없는 것입니다.” 제가 지지하는 후보는 교회의 전통과 학교의 지침을 잘 따르면서 신학생들의 복지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십시오.”라고 했던 것처럼 후보자는 학생을 위해서, 학교를 위해서 헌신 할 거라고 하였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인용하면서 괴로웠던 그러나 행복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치회장이라는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자치회장을 했던 친구는 교구에서 중책을 맡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교계제도와 성전이 있기에 20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교계제도와 성전을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지난 2019년 성주간 월요일에 프랑스의 상징이었던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가 있었습니다. 저도 몇 번 방문했었습니다. 유럽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성당입니다.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프랑스는 교회의 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프랑스의 상징이 불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성당이 불에 타고 있는 시간에 많은 사람이 성당 주변에서 성가를 불렀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당은 화재로 사라지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이 있었습니다. 파리의 시민은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눈물 흘렸지만, 식어가는 신앙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건물은 복원할 수 있지만 식어버린 신앙을 다시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어머니와 같은 성당의 화재를 보면서 자신들의 식어버린 신앙을 뉘우쳤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황님들께서 지내시던 성전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오랜 박해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려 주는 성전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음을 알려 주는 성전입니다. 성전은 기도하는 곳입니다. 성전은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성전은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와서 위로를 얻는 곳입니다. 성전은 생명의 빵을 나누는 성사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성전은 성전만으로 남으면 단순히 건물일 뿐입니다. 성전은 그곳에서 신앙생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몸이 바로 생명의 물이 흘러나오는 성전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몸에서 가난, 순결, 순명의 물이 흘러나오면 세상에는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몸에서 믿음, 희망, 사랑의 물이 흘러나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도 이미 하느님 나라를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들레헴 성당 문에 있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이 관광객으로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셔서 나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순례자로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셔서 나가면 좋겠습니다.”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주님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그릇은 그 안에 무엇을 담는가에 따라서 가치가 더욱 드러납니다. 탐욕, 거짓, 분노, 교만을 담으면 겉은 화려해도 속에서는 악취가 날 것입니다. 믿음, 희망, 사랑을 담는다면 비록 질그릇과 같을 지라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 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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