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19 조회수609 추천수8 반대(0)

기시감(旣視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어로는 데쟈뷰(Déjà Vu)’라고 합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인데 마치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4년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로 구원파의 유병언을 잡는다고 방송과 경찰이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유병언이 평소에 했던 말과, 그의 행동을 방송했습니다. 유병언의 자녀들과 자녀들을 보호하는 경호원의 이야기도 방송했습니다. 유병언의 아들이 무엇을 먹었는지도 중계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고의 원인 파악과 안전조치에 대한 조사였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유병언에 대한 보도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배를 끝까지 지켜야 할 선장은 도망갔고 주변에 구조 선박들이 있음에도 그냥 머물러 있으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2022년 이태원 참사에서도 토끼머리를 한 사람을 조사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마치 이태원 참사의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수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며 그 토끼머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할까요?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112에 구조요청을 했던 전화가 10번이 넘게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이 예상되면 책임 있는 기관에서는 안전조치를 했어야 합니다. 그전에도 할로윈 행사는 늘 있어왔고 안전조치가 있어서 아무런 사고 없이 할로윈 축제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참사에 대해서 책임 있는 기관은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2000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대사제 가야파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대사제 가야파는 이스라엘 백성이 나라를 빼앗긴 책임을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라는 사실을 왜곡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과 분노가 자신들의 어리석은 결정 때문이라는 사실을 왜곡하였습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이 희생당하는 것이 마치 하느님의 뜻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십자가 위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조롱하며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지도자들은 예수님께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하며 빈정거렸다.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대며 말하였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서,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늘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에 교회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왕권을 숙고하고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그리스도는 왕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상에서 의미하는 왕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왕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입니다. 그는 옷 벗김을 당했고, 두들겨 맞고, 가시관을 썼습니다. 오늘 복음은 지상에서의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줍니다. 그분의 주위에서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과 군사들은 그분을 조롱하고 모욕합니다. 심지어 죄수들 중 한 명은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예수를 조롱합니다. 반면에 다른 죄수는 그분의 왕국에 대해서 말하고 청합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그는 은총을 청하지 않았고, 구원도 구하지 않았으며, 기적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회개한 죄수는 그의 모든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쳤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죄를 용서하시는 왕이심은 알아 뵈었고, 결국 그리스도의 왕국에 들어가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은 우리의 죄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분은 죄로 인한 형벌을 사해주시고 구원해 주실 수 있는 권능을 지니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회개와 화해는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기억합시다. 예수님은 우리가 그분의 자비로운 사랑으로 돌아서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용서와 자비의 왕이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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