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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1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26 조회수910 추천수6 반대(0)

뉴저지 가톨릭방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방송미사 녹화를 부탁하였습니다. 아직 9월인데 대림 1주와 2주의 미사를 녹화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미리 준비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2023년 대림 제1주일은 다른 해보다 3달 먼저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전례는 오늘부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한 해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시작합니다. 이 기다림의 시간을 대림(待臨)’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메시아는 기름부음 받은 자이고, 하느님으로부터 선택 받은 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고통과 절망으로부터 해방 시켜주실 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시는 분입니다. 교회는 그 메시아가 2,000년 전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음을 신앙으로 고백합니다. 그 메시아는 이렇게 선포하였습니다. “때가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이들에게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주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림은 2,000년 전에 오셨던 메시아를 기억하며, 우리에게 다시 오실 메시아를 깨어서 기다라는 것입니다.

 

미당 서정주 선생님은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이 피는 데에도 참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붉게 익은 대추 한 알에도 참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깨어 있음에도 몇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간의 차원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깨어 있습니다. 물속의 물고기는 강물을 거꾸로 올라갑니다. 새는 힘차게 날아오르며 노래 부릅니다. 다람쥐는 겨울을 나기 위해 도토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생명은 깨어 있습니다. 깨어 있음은 죽을 때까지 계속됩니다. 두 번째는 의미의 차원입니다. 이것은 인간에게 속한 것입니다. 문학, 음악, 미술, 건축, 수학, 철학은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하였습니다. 재물, 명예, 권력이라는 바벨탑으로 오르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미는 진, , 미를 추구하면서 문명의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의미는 욕망이라는 전차가 되어 문명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가치의 차원입니다. 종교는 가치를 추구합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당한 이를 도와줍니다.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닭이 울 때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끄러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이 되신 건 겸손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제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깨어 있음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지금이 어떤 때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어떤 사람이 진정으로 깨어 있는 걸까요? 가치의 차원을 사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알았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 목적을 이루는 사람이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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