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1-27 조회수794 추천수10 반대(0)

요즘은 가전제품을 리모컨으로 작동합니다. 텔레비전, 선풍기, 에어컨, 전축의 작동을 리모컨으로 합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은 운전 중에는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면 알려주기도 합니다. 불르투스 기능이 있어서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음악을 듣고, 자료를 다운 받고, 메일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지금은 리모컨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가전제품의 작동을 대부분 손으로 했습니다. 아련한 추억이지만 군대에서 텔레비전 채널의 선택권은 선임 병이 가지고 있습니다. 선임 병은 주로 말로 채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막 전입한 이등병들이 달려가서 채널을 돌리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 리모컨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리모컨과 불르투스 기능은 우리의 삶을 한층 편안하게 해 주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가상현실, 메타버스의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심전심, 염화미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유래는 이렇습니다. “그때 여래가 그 보좌에 앉아서 이 연꽃을 받고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만 꽃을 들었을 뿐이었다. 법회에 참석했던 팔만 사천의 인간 세계와 천상 세계의 당시 대중이 모두 멈추고 침묵하였다. 이에 장로 가섭 존자가 부처님이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는 불사(佛事)를 보고, 그 자리에서 확연해져 파안미소(破顔微笑)하였다.” 부처님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제자 가섭은 부처님의 의중을 알았다는 뜻입니다. 저와 같이 일하시는 주방 자매님도 이심전심의 마음, 염화미소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았어도 제가 즐겨먹는 음식을 알고 계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과일도 알고 계십니다. 가섭은 부처님과 함께 있으면서 부처님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보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의중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방 자매님도 제가 즐겨 먹은 음식과 과일을 유심히 보았기 때문에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습니다.

 

리모컨과 불르투스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루어지지만 이심전심과 염화미소의 지혜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관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러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다른 제자들은 침묵하고 있을 때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베드로 사도의 관심과 믿음도 있었지만 그것을 하느님께서 알려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로마의 백인대장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의 종이 아팠을 때입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꺼이 백인대장의 청을 들어주시기로 했습니다. 종을 사랑하는 백인대장의 마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백인대장은 종을 치유하기 위해서 오시는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우리는 어제부터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심전심과 염화미소의 마음으로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면 좋겠습니다. 백인대장의 믿음으로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알려주었듯이,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청하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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