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05 조회수795 추천수7 반대(0)

1986131일은 제가 군에 입대한 날입니다. 198854일은 27개월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날입니다. 군에 입대 할 때는 한 겨울이었습니다.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요령도 생겼고 말년 병장 때는 나름 지낼 만 했습니다. 그러다 제대의 날이 다가왔고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무사히 전역하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 그날이 오면 유배가 끝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날이 오면 평등의 세상, 자유의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합니다. 더 이상 아침 점호도 없고, 구보도 없고, 유격훈련도 없고, 상명하복의 계급도 없듯이 그날이 오면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을 볼 것이라고 합니다.

 

그날은 군대라는 공간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날은 유배지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날은 장소의 이동이 아닙니다. 제가 살았던 서울도, 지금 살고 있는 뉴욕도 그날이 아닙니다. 골짜기가 깊다면 서울도 뉴욕도 그날이 아닙니다. 언덕이 높다면 제대해서 복학했던 신학교도 그날이 아닙니다. 골짜기가 메워진다면, 언덕이 평평해진다면 군대에서도, 유배지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그날이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분명 골짜기가 있습니다. 학력, 지역, 이념, 직업, 계층의 골짜기가 있습니다. 너무 깊어서 넘어가기도 힘들고, 넘어오려는 사람의 손을 뿌리치기도 합니다. 은 마르고, 꽃은 시들듯이 우리의 삶도 짧은데 우리는 골짜기를 메우기보다는 더 깊게 만들곤 합니다. 이런 골짜기를 메우는 길은 영원하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산과 언덕이 있습니다. 권력, 재물, 명예라는 바벨탑이 있습니다. 바벨탑은 교만, 욕심, 허영, 위선, 가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탑을 낮추어 평평하게 하는 길은 영원하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양을 찾는 착한 목자 이야길 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성공도 실패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기쁨과 슬픔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부유함과 가난함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행운과 좌절도 있습니다. 그러나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길 잃어 방황하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마음 안으로 들어오시려고 기다리십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은 희망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주님의 날이 가까이 왔다. 보라, 주님이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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