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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카르투시안, 야곱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08 조회수826 추천수1 반대(0) 신고

 

어제 우연히 인터넷에서 카르투시오 수도원에 관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10월 초에도 수도원과 전화를 통해서 수도원 소식을 전해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비극적인 소식을 들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수도원에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기사에서 나온 대로 야곱 신부님이 선종하셨다는 기사가 사실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3년 전 성탄 때 kbs에서 성탄 특집으로 방송한 수도원 다큐멘터리에서 종지기로 화면에 나온 신부님이십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참 영혼이 맑은 느낌은 화면으로 보면서도 누구나 느낄 수 있지만 실제 수도원에서 피정을 하면서 영성체를 할 때 바로 옆에서 신부님의 얼굴을 보면 특히나 눈에서 보이는 그 눈망울 속에 아기와 같은 선한 눈망울과 수정 같은 영혼이 눈에 투영된것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게 그냥 절로 피부로 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수도원에서 공적으로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통화가 되지 않아서 문자를 남겼는데 윌리엄 수사님께서 답장을 주셨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기사가 사실이었고 야곱 신부님에 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보내주셨습니다. 그 문자 내용의 일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부님의 장례미사는 부검이 끝나는 날 유가족 입국 날짜에 맞춰서 113일에 있었고 수도원 묘지에 안장을 하셨다고 합니다. 참고로 신부님은 독일 출신이십니다. 지금 신부님은 하늘나라에서 내려오셔서 수도원 식구들과 함께 같이 청소를 하시느라 바쁘실 것이라고 하는 내용을 전해주셨습니다. 부검결과는 연기로 인한 질식사였고, 몸이 불편해 복도까지는 피했지만 문 앞 2미터를 남겨놓고 쓰러지신 것이라 참 가슴이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카르수시안들이 입는 말 꼬리 내의와 늘 차고 계시던 성모님 메달 목걸이를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소방관들의 말에 의하면 화재는 수사님들이 일어나는 시간 약 두 시간 전에 발생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대충 10시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적적으로 그 시간에 바람이 불지 않아 산으로는 불이 번지지 않아 불행중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2번 독방 외에는 다른 건물이 무사했다고 합니다. 그다음 내용으로는 야곱 신부님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11년을 함께 보냈던 야곱 신부님은 정말 천사, 완전 천사 신부님이셨어요. 놀랍도록 온유하고 겸손한 분이셨지요. 아무도 믿지 못하겠지만 함께한 11년 동안 단 한 번도 다른 형제들과 싸운 적이 없었고, 목소리를 높인 적도 화를 낸 적도 그렇게 몸이 안 좋으신데도 짜증 한 번 내신 적이 없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도원 식구 모두가 증언하고 저희 모두가 놀라워하는 점은 단 한 번도 험담을 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모기가 물어도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분이라고 이런 분이셨기에 하느님이 세상의 다급한 다른 일들이 필요하셔서 급하게 부르신 것 같다고 애써 그렇게 슬픔을 억눌러 표현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저희는 우리 천사 신부님을 눈으로 보지 못해서 너무나 슬프지만 동시에 믿음 안에서 성모님 품 안에 그분이 계시며, 생전보다 오히려 우리와 더 가까이 계시다는 그 믿음 안에서 저희 모두 기쁨 또한 느끼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도원 식구 모두는 늘 해오신 대로 야곱 신부님과 함께 멈추지 않고 세상과 모든 분들을 위해 계속 기도를 하시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환자복을 입고 환하게 웃는 사진 한 장을 보내주셨습니다.

 

저 역시도 슬픈 마음을 가눌 수가 없지만 이런 내용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은 비록 이 세상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신부님의 이런 감동적인 수도생활과 신앙의 면모를 전해드리는 것도 천국에 계신 신부님께 드리는 작은 답례 인사가 될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신부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이런 면을 닮도록 노력한다면 하늘나라에서 신부님이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야곱 신부님, 언제 시간을 내어 신부님께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성모님 품에서 하느님과 함께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야곱 신부님은 절대 우리가 아는 연옥에 가시지 않았으리라고 확신을 합니다. 한 달 정도 같이 함께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실제 옆에서 보면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얼굴을 보면 신부님의 영혼이 하느님과 성모님이 함께하신다는 느낌이 절로 느낄 정도이니까 이런 확신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더 야곱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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