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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12 조회수817 추천수12 반대(0)

시각과 청각 장애를 겪으면서 살아야 했던 헬렌 켈러는 만년을 술회하기를 나의 인생은 아름다웠노라.”고 했습니다. 반면 나의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고 했던 나폴레옹은 말년을 술회하기를 내 일생을 통해 행복했었던 날은 엿새밖에 없었노라.”고 했습니다. 행복은 능력으로 얻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뇌종양에 걸린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술로 혹을 제거할 수 있지만 시력은 상실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신부님을 찾아가서 아이에게 그런 사실을 이야기해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신부님은 어린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숨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찾아갔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제 머리에 있는 혹은 없어질 거란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너에게 시력(sight)을 가져가실 거란다. 대신에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통찰력(insight)을 주실 거란다.” 수술이 잘 끝났고, 아이의 부모님은 신부님께 다시 한 번 부탁하였습니다. 아직 붕대를 풀지 않고 검은 안경을 쓰고 있던 아이를 부르자 아이는 신부님께 달려오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신부님 하느님께서 제게 시력을 가져가시고 통찰력을 주셨어요.” 아이는 신부님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였습니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헬렌 켈러는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불가능이 없다고 자신했던 나폴레옹은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지금 이것을 볼 수 있었다면 너희는 하느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2022년을 보내면서 제게도 몇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차가운 물을 마시면 이가 시렸고, 음식을 먹기가 불편했습니다. 치과에 가보니 어금니 하나가 금이 갔다고 합니다. 60년을 함께 했으니 고마웠습니다. 선생님은 임플란트와 크라운 중에 선택하라고 하였습니다. 함께 했던 어금니가 고맙기도 했고, 가능하면 살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신경치료와 함께 크라운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몸의 몇 군데에 포진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아서 연고를 바르고 쉬니까 좋아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무리하지 말라고 제게 잠시 쉴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산보가 유일한 운동인데 조금 지나쳤는지 발목이 저렸습니다. 매일 일정한 목표를 정해놓고 걸었더니 몸에 무리가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조급한 저의 성격을 아셨는지 적당히 산보하라고 신호를 주셨습니다. 주변에서 신부님들이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끼고 다니던 묵주반지를 포진 때문에 잠시 빼 놓았습니다. 다시 반지를 찾으니 보이지 않았습니다. 늘 놓았던 책상에도 없었고, 침대 옆 테이블에도 없었고, 혹시나 해서 침대 아래를 보아도 없었습니다. 신문사에는 없었습니다. 매주 가는 부르클린 성당의 사제관엘 가보았습니다. 그곳 세면대 옆 테이블에서 묵주반지는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되찾은 동전, 되찾은 양,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되찾은 묵주반지를 통해서 묵상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축일입니다. 루치아는 , 광명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통찰력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우리가 통찰력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를 수 있다면 우리는 루치아 성녀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었듯이, 하느님의 거룩함을 드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눈을 가진 이들이 하느님의 영광을 볼 수 있으리라 말씀하십니다.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화답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가까이하시고, 영혼이 짓밟힌 이를 구원해 주신다. 주님이 당신 종들의 목숨 건져 주시니, 그분께 피신하는 이 모두 죗값을 벗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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